절벽 위 '이 카페' 보러 매년 90만명이 온다

입력 2019.02.14 03:01 | 수정 2019.02.14 13:19

부산 기장군 월내리 '웨이브온'
현대적으로 재현한 전통 평상을 바깥에 놓아 바다를 한눈에…

부산에 해운대·광안리보다 더 '핫'한 바다가 있다. 부산역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기장군 월내리. 절벽 위 지상 3층으로 지어진 카페 '웨이브온(Wave On)'에 들르기 위해 하루 3000명이 찾는다. 회색의 노출 콘크리트 건축은 월내리 해안도로를 빽빽이 채운 소나무들과 뜻밖의 조화를 이룬다. 뾰족하게 빚은 두 덩어리 바위가 엇갈려 마치 맷돌처럼 돌아가는 듯하다. 201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민간 부문 본상을 받았다.

지난 8일 오전 11시가 되자 100대쯤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은 이미 동이 났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지난해 9월 카카오내비 이용자를 분석한 결과 웨이브온이 빅뱅의 지드래곤이 운영하는 제주의 '몽상 드 애월' 같은 곳을 제치고 카페 분야 목적지 검색 1위를 차지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연간 90만명. 16만명 조금 넘는 기장군 인구의 다섯 배다. 웨이브온을 지은 이뎀건축사사무소의 곽희수 소장은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몰려올 줄 몰랐다"고 했다.

2016년 12월에 완성된 웨이브온은 개장 전부터 화제였다. 완공 후 닷새 동안 내부를 공개했더니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등이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대표 허장수씨는 "외관을 보고 소문이 났는지 첫날 매출이 300만원, 둘째 날이 그 두 배, 사흘째 되니 1000만원이 됐다"고 했다.

부산 기장군 월내리 '웨이브온'

건물 내부〈위 사진〉로 들어서자 탁 트인 공간이 손님을 맞았다. 1~3층 중앙을 전부 뚫어 층고를 높인 덕이다. 도넛 모양으로 내부를 설계해 연면적 494.66㎡(약 150평) 공간이 훨씬 넓게 느껴졌다. 2~3층 테라스에는 마감재로 사용한 노출 콘크리트를 타원형으로 비스듬히 타공해 독특한 장식 효과를 줬다. 곽 소장은 "노출 콘크리트 타공은 국내에서 잘 쓰지 않은 공법"이라며 "하나하나 주얼리처럼 세공했다"고 말했다.

독특한 건축물도 눈에 띄지만 웨이브온의 주인공은 기장 앞바다다. 주문을 한 손님들은 2~3층 창가 자리로 달려간다. 통유리 바로 옆 좌석에 앉으니 발밑에 푸른 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졌다. 태양빛을 받은 바다가 물결을 따라 '촤르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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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곳엔 평상(平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만든 야외용 의자가 놓였다. /이뎀건축사사무소

야외 평상도 '명당'이다. 웨이브온의 바다 쪽 마당에는 어른 두 사람이 누울 정도 크기의 널찍한 대청마루가 여러 개 마련돼 있다. 절벽, 해송과 어우러진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곽 소장은 "한국 전통 옥외 가구인 평상을 현대적으로 재현한 것"이라며 "기장의 아름다운 절벽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장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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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 두 개가 맞물린 모양이 마치 맷돌처럼 보이는 외관.

90년대 스페인 빌바오시(市)에 구겐하임미술관이 들어서면서 관광객이 넘쳐났듯 기장군도 웨이브온 효과를 누리고 있다. 2년 새 월내리 해안도로를 따라 현대식 건축물과 카페 십수 개가 들어섰고 주말엔 바다 근처 숙소에 방을 구하기 힘들다. 해수욕장 찾는 사람들이 전부였던 곳에 남산 한옥마을(61만5483명)보다 더 많은 관광객이 모여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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