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정상회담 앞두고 '평화협정-주한미군' 언급한 연합사령관 왜?

입력 2019.02.13 16:57 | 수정 2019.02.14 02:16

에이브럼스 사령관 "평화협정 체결 때까지 주한미군 주둔 필요"
전문가들 "2차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 논의돼도 주한미군엔 영향 없다는 메시지" "주한미군 주둔 문제 북한과 연관지은 것으로 美입장 미묘 변화 가능성" 등 해석 엇갈려
韓국방부 "주한미군은 한미동맹 문제...평화협정과 직접 관련 없어"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2019년 2월 12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C-SPAN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12일(현지시각)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한반도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주한미군 주둔이 필요하다"고 말한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 발언은 평화협정 체결 시 주한미군 주둔 문제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와 종전선언이 함께 논의되는 상황에서 주한미군은 이에 영향받지 않고 주둔한다는 메시지를 밝힌 것"이라고 평가했다. 평화협정 이후 상황은 한국의 선택에 달렸다는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 미국은 주한미군 문제를 북한과 연결짓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묘한 태도 변화가 엿보인다는 견해도 나왔다.

◇"평화협정 이후 상황은 한국의 선택"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북핵 위협이 제거되거나 감소한 후에도 북한의 재래식 전력이 감소하지 않는다면 주한미군 주둔이 계속해서 필요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모든 당사자 간 평화협정이 맺어질 때까지는 그렇다"고 답했다.

주한미군 주둔의 중요성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의 주둔과 태세는 북한에 대한 충분한 억지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적절하다"며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그 지역의 다른 파트너들에게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방어벽의 역할을 한다. 주한미군 주둔은 여러 목적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평화협정 체결 후 곧바로 주한미군 철수 또는 감축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능성을 닫아둔 것도 아니다"고 했다. 미국은 항상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해 '한국이 원한다면 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는 것이다. 신 센터장은 "평화협정 후 한국과 상의해 결정하겠다는 뜻일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매티스(왼쪽) 전 미 국방장관이 작년 10월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재진에게 말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적어도 평화선언까진 주한미군 변화 없다는 뜻"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이날 발언은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약 2주 앞둔 시점에서 나왔다. 더구나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꺼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그런 점에서 한미연합사령관이 미 의회 청문회에서 공식적으로 한 발언을 간단히 보아넘기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해외주둔은 돈 낭비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특히 한국과의 관계에선 '무역에서 돈 잃고 군사에서도 돈 잃는다'고 본다. 그는 지난 3일(현지 시각) 방송된 미 CBS 시사 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도 "한국에서 미군을 없애는 것에 대해 논의조차 안했다"면서도 "한국에 미군 4만 명이 있는데, 비용이 아주 많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주한미군 주둔 문제를 미국이 당장 북핵 협상에 활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 센터장은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발언은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 관련 논의가 이뤄지더라도 주한미군 주둔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도 "종전선언 때문에 주한미군의 병력 약화같은 상황은 없을거라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일 것"이라고 했다.

◇"평화협정-주한미군 연결, 美의 미묘한 변화"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은 작년 남북, 미북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은 작년 4월 "당장은 절차에 따라 협상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추정은 하지 않도록 하자"면서도 "평화협정 체결 과정에서 주한미군 문제는 동맹국 뿐 아니라 북한과도 논의할 수 있는 이슈"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정인 대통령외교·안보특보도 같은 달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당시 청와대는 "문 특보가 학자로서 개인 소신을 밝힌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문 특보의 발언 중 그대로 진행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개인 소신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이날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발언과 관련 "미국은 예전엔 주한미군 주둔 문제를 북한과의 상황 속에서 연결짓지 않았다"며 "평화협정과 주한미군 주둔을 연결지은 것은 최근 상황을 반영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에이브럼스 사령관 발언과 관련, "주한미군은 한미동맹 차원의 문제로,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과 직접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년 개최되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통해 주한미군의 역할을 평가하고,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계속해서 주둔할 것이라는 공약을 다짐해 왔다"며 "한미 양국은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안정을 위한 주한미군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확고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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