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비반출 불허에… 금강산 행사 취재 기자들 노트북도 놓고갔다

조선일보
  • 윤형준 기자
    입력 2019.02.13 03:01

    워킹그룹 개설 후 심사 엄격

    1박2일 일정으로 북한 금강산에서 열리는 남북 민간 행사에 동행한 취재진이 '대북 제재 물품'이라는 이유로 노트북·카메라 등 취재 장비를 가져가지 못했다. 외교가에선 미국이 지난해 '한·미 워킹그룹' 출범 이후 대북 제재 적용에 훨씬 엄격해졌다는 말이 나온다.

    12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7대 종단(宗團) 대표들과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213명의 민간 참석자는 이날 '남북 공동 선언 이행을 위한 2019년 새해맞이 연대 모임' 행사를 위해 육로로 금강산을 찾았다. 취재진 10명도 동행했지만 노트북, DSLR 카메라 등은 지참하지 못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미국과) 관련 협의가 완료되지 않아 취재 장비 반출이 안 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했다. 통일부는 구체적인 반출 금지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정부 안팎에선 "미국산 부품이나 기술이 10% 이상 포함된 제품을 북한 등 테러지원국으로 반출할 때 승인을 거쳐야 한다는 미국의 수출 관리 규정이 문제가 됐을 것"이란 말이 나왔다.

    미국이 제재를 이유로 취재 장비의 대북 반출을 불허한 건 이례적이다. 지난해 북측에서 열린 '10·4 선언 11주년 기념행사', '남북 민화협 연대 및 상봉 대회' 행사 때는 노트북 등의 반입이 가능했다. 3~4개월 사이 '제재 물품 반출'을 심사하는 미국의 잣대가 현저히 엄격해진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최근 남북 교류 자체엔 제동을 걸지 않지만, 사소한 사안이라도 제재와 충돌하면 문제 삼는다"며 "북한에 가는 건 좋은데 현금이나 제재 물품 없이 맨몸으로 다녀오라는 게 미국의 뜻"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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