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硏 "北, 트럼프와 회담서 '주도권 쥘 수 있다' 판단"

입력 2019.02.12 16:3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에서 만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에서 만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27 북미 정상회담을 2주 앞둔 시점에서 미국 측은 빠듯한 시간에도 불구하고 북한으로부터 구체적인 비핵화 약속을 받아내지는 못했으며, 반대로 북한 측은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가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과 박지영·신범철 선임연구위원은 12일 '2차 미북 정상회담 전망과 평가 기준' 이슈브리프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의 접근은 조심스럽고, 최근까지 이어진 북한의 침묵에는 이유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시정연설과 관련, "특이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중 비핵화(denuclearization)라는 표현이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경제적으로 엄청난 기회를 맞을 수 있다’고 언급했을 뿐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강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활동 등과 관련해서도 "(신중한 행보로) 특유의 과장된 행동을 삼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비건 대표가 평양을 방문하여 돌아온 후에도 신중한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며 "평양 실무회담을 ‘생산적’(productive)이라고 표현한 것이 대표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긍정적인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구체적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보고서는 반대로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북한의 대외적 무(無)반응에 대해서는 "북측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북한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과 비건 대표의 평양 실무회담에 대해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며 "이는 정상회담 날짜가 공표된 이상 시간이 갈수록 북측이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기대감의 반영으로도 평가된다"고 했다.

이어 "미국은 국내정치적 이유에서 구체적인 비핵화를 견인해야 하는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북한은 미국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만으로 성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더 여유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북한이 미국의 실무협상진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공략한다는 하향식(top-down) 접근을 여전히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며 "북한은 실무회담에서 답을 모두 주지 않고 정상간의 담판을 통해 문제를 푸는 것이 미국으로부터 가장 큰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는 나름의 셈법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보고서는 이런 상황을 종합하며 "북한이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나 상응 조치간의 조율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고 앞으로 협의 결과에 따라 어떠한 거래도 가능함을 시사한다"고 했다.

보고서는 결론적으로 "만일 이렇다면 다음의 실무회담 역시 커다란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최종 의제나 결과는 정상회담 당일 논의되고 결정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다. 양 정상의 담판이 어디까지 가능할지에 대해서도 "향후 2-3주 동안 전개될 미북간 치열한 수 싸움과 한국의 역할은 우리 안보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사안"이라며 "우리 측의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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