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김용민, 정부 일방적 옹호… KBS 진행자는 청와대 입성

입력 2019.02.11 03:00

[공정성 잃은 지상파] [1] 라디오, 친여·친정부 인사 편중
서울대, 朴정부·文정부 지상파 라디오 500일씩 첫 비교 분석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 관련 1심에서 구속 판결을 받은 지 하루 만인 지난달 3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게 과연 증거나 법리에 의해서 이루어진 판결인가 하는 의구심이 있다" "드루킹 쪽 진술 자체가 오염돼 있다"고 주장했다. 진행자 김현정은 "사법 농단 수사에 대한 보복성 판결이라고까지 의심을 하느냐"고 되물었다.

지상파 라디오 시사 프로에서 연일 권력을 옹호하는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의 '박근혜·문재인 정부 시기 지상파 시사 프로그램 평가 연구'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이후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들의 '정부 변호적' 성향이 전 정부에 비해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이 편향성 지수를 산출하기 위해 수집한 발언들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은 결국 우리 한국 시민들의 힘, 민주주의의 승리다, 이런 기사 많이 나오겠죠?"(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2017년 5월), "자유한국당을 보면서 느끼는 게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비난만 하는 것이다"(TBS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 2018년 9월) 등 여권을 옹호하고 야권을 비판하는 발언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쪽만 편드는 진행자와 출연자

지난달 9일 오전 KBS1 라디오 아침 시사 프로 '최강시사'에서는 정세현 전(前) 통일부 장관이 나와 2차 북·미 정상회담에 관한 대담을 나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장관을 지낸 그는 현 정부·여권과 친한 인사로 분류된다. 같은 날 오전 MBC 라디오 '시선집중'엔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출연했고, CBS '뉴스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박용진 민주당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나왔다. 같은 시각 TBS 라디오 '뉴스공장'에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김태우 특검과 신재민 청문회에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약속이라도 한 듯 친여(親與) 성향 인사들이 대거 출연한 것이다.

서울대 연구팀의 분석 대상 라디오 시사 프로에서 정치인 출연자 숫자는 박근혜 정부 시기 49명에서 문재인 정부 시기 124명으로 급증했다. 그중 과반수인 68명(54.8%)이 여당 소속이었다.

시사 프로 진행자들이 야권 출연자들과 생방송 중 언쟁을 벌이는 일도 생겼다. 작년 6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는 바른미래당 후보로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장진영 변호사가 나와 "이 프로에 김부선씨 나온 적 있느냐. 내가 공정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러 나왔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진행자들은 정부·여당 측 출연자들에겐 매우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작년 6월 지방선거 직후 KBS 라디오 '최강시사' 진행자 최강욱은 당시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자와 전화 연결에서 "거봐, 내가 될 거라고 했잖아요"라며 사적(私的) 친분을 암시했다. 최강욱 진행자는 그 후 3개월여 만인 작년 9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라디오인가, 확성기인가

KBS1 '김용민 라이브' 진행자 김용민은 오프닝 때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스피커"라고 말한다. 이 '스피커'를 통해 최저임금제나 주 52시간, 경제 위기와 관련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목포 근대역사문화지구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의원은 의혹이 제기된 다음 날(1월 1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전화 출연해 자기 입장을 조목조목 밝혔다. 다음 날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또 한 번 해명했다.

방송이 얼마나 다양한 입장을 소개했는지 평가하는 '숙의성' 분야에서도 라디오 시사 프로들은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박근혜 정부 시기 CBS '김현정의 뉴스쇼'는 비판성과 다양성을 갖춘 '정론적 프로그램'으로 분류됐으나 현 정부 들어서는 '정부 변호적'으로 바뀌었다.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는 "비판적 논조를 가지면서 다양한 의견을 들려주는 '정론적 라디오 프로그램'은 현재 한국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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