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언어로 노래한 40년

입력 2019.02.11 03:00

시인 장석주, 등단 40주년 맞아 18번째 시집 '헤어진…' 출간

시인·문학평론가 장석주(64·사진)가 등단 40주년을 맞아 열여덟 번째 시집 '헤어진 사람의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문학동네)를 냈다.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에 당선해 등단한 장 시인은 "지난 40년 동안 시집 열여덟 권을 비롯해 소설 네 권과 열두어 권의 문학평론집, 인문학 입문서를 포함한 산문집 등 약 100권 정도 출간했다"고 지난 40년을 되돌아봤다. 그는 "이번에 낸 새 시집을 통해 담백한 언어의 맛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그 경지를 깨닫는 데 40년이 걸린 셈"이라고 했다.

시인·문학평론가 장석주
장 시인은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에도 응모했다가 최종심에서 탈락했지만, 같은 해 동아일보 신춘문예엔 다른 원고를 보내 문학평론가로 데뷔했다. 그가 보낸 40년은 파란만장했다. 창작 활동을 펼치면서 1981년 청하출판사를 차린 뒤 1987년 서정윤 시집 '홀로서기'를 내 100만부 넘게 대박을 터뜨린 덕분에 출판계의 신흥 세력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1991년 마광수 소설 '즐거운 사라'를 출판했다가 이듬해 작가와 함께 음란물 제조 혐의로 구속돼 두 달간 구치소 신세도 졌다.

시력(詩歷) 40주년을 맞아 낸 시집엔 서교동과 합정동, 연남동에서 보낸 시절을 노래한 서정시가 많다. '춤을 추면서 춤을 추듯이/우리는 서교에서 살았다'라거나 '먼 훗날 우리가 연남동을 떠났을 때,/ 비로소 현무암 같은 슬픔이 드러날 것'이라는 시행들이 눈길을 끈다. 4년 전 스물다섯 살 연하의 박연준 시인을 아내로 맞아 살던 동네를 무대로 사랑과 일상을 노래한 작품들이다. 그는 "이번 시집에선 늘 서툴렀던 사랑을, 늘 회의적이었던 사랑을 마치 탕자(蕩者)가 귀가하듯이 새롭게 발견한 과정을 그려봤다"고 했다.

장 시인은 "민중문학이 지배한 시대에 등단했지만, 나는 개별자의 자유와 꿈이라든지 자아와 세계의 분열, 그 적막과 슬픔을 작은 목소리로 일관되게 다뤘다"며 "내 시집에서 되풀이해서 등장하는 '모란과 작약' 이미지는 나만의 작은 무릉도원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내 문학은 '일인칭의 시학(詩學)'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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