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위비 분담금 8.2% 오른 1조389억원 낸다

입력 2019.02.10 15:06 | 수정 2019.02.10 16:53

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왼쪽)와 티모시 베츠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주한미군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가서명식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올해 적용되는 한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규모가 지난해보다 8.2% 오른 1조389억원으로 정해졌다. 이번에 합의한 협정 유효기간은 1년이다.

한미 방위비 협상 수석대표인 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사는 10일 오후 2시 30분께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방위비 분담금협정 합의안에 가서명했다.

가서명된 합의안은 2~3월 중 법체처 심사 및 국무회의 의결, 정상 재가 등의 정부 내 절차를 완료해 4월께 국회에 회부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국회에서 비준 동의가 완료되면 정식 발효된다.

이번 협정은 미국 측이 제시한 유효기간 1년을 한국이 받아들이는 대신 금액은 미국이 당초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던 10억달러(1조1305억원)보다 적은 1조389억원으로 타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액수는 작년 분담액(9602억원)에 2019년도 한국 국방 예산 인상률(8.2%)을 적용해 산출한 것이다.

◇ 美 분담금 중 작전지원 항목 신설 요구 철회… 韓美 ‘제도개선 워킹그룹’ 구성키로

미국은 이번 협상 과정에서 전략자산 전개 비용 등을 우리 측이 분담하게 하려고 제기했던 '작전지원 항목' 신설을 요구하다가 철회했다. 방위비 분담금 협정 취지와 목적이 미군 주둔경비 분담에 있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또 방위비 분담금 집행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군사건설 분야에서 ‘예외적 추가 현금지원’을 철폐하고 설계·감리비 현금지원 비율(군사건설 배정액의 12%)을 집행 실적에 따라 축소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군수지원 미집행 지원분의 자동이월을 제한하고 군사건설과 군수분야 사업 선정 및 집행 시 우리측 권한을 강화했다.

한미는 이와 함깨 상시협의체인 제도개선 워킹그룹을 구성해 현 방위비 분담 제도를 중장기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이 밖에 한국인 근로자 권익보호 규정을 본문에 삽입하고 인건비 지원 비율 상한선(75%)을 철폐해 우리 정부의 인건비 분담을 확대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은 확고한 대한 방위공약과 함께 주한미군 규모에 있어 어떤 변화도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 상륙 훈련./조선일보DB
◇ 10차에 걸친 회의에도 접점 못 찾아…결국 해 넘어 타결

이번 협정이 가서명되기까지 적잖은 진통이 있었다. 미국은 1980년대 이후 재정적자 누적 및 동맹국의 경제 성장을 근거로 동맹국이 미군 해외 주둔 비용을 더 부담할 것으로 요청하고 있다.

미국은 이번 협상을 시작하면서 지난해 9602억원 수준이었던 한국의 분담금을 12억5000만달러(1조4131억원) 수준으로 올리자고 제시했다. ‘전년 대비 50% 인상’이라는 초강수를 둔 셈이다.

10차에 걸친 협의를 통해 양측은 접점을 찾아갔다. 이후 미 측은 방위비 분담금으로 12억달러(1조3566억원)를 요구하면서 10억달러(1조1305억원)가 마지노선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다 미 측은 연말에 갑자기 ‘최상부 지침’이라면서 우리 정부에 ‘유효기간 1년’에 ‘10억 달러’ 분담을 요구했다.

이에 한국 측은 ‘유효기간 1년은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분담금 규모 역시 1조원을 넘기기 어렵다’고 반응했다.

결국 최종 협상 과정에서 미국은 액수 면에서, 한국은 유효기간 면에서 각각 양보하는 것으로 절충안을 찾았다.

이 같은 절충안에는 오는 27∼28일 열리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동맹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매듭짓자는 양국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 ‘1년짜리 계약’…국회 비준도 전에 새협상 준비 들어가야

2014년 타결된 제9차 협정은 작년 12월 31일로 마감됐다. 올해 1월 1일부터 지금까진 협정 공백 상황이 이어졌다.

한·미 양국은 가서명한 합의안이 양국 의회의 비준을 받기도 전에 2020년부터 적용될 새로운 방위비 분담금 협정을 위한 협상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행정 소요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새 협정은 다년 계약으로 타결해야 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올해 일본, 독일 등과도 미군 주둔비용과 관련한 협상을 진행한다. 미국이 우리 측에 1년 계약을 요구한 것은 다른 나라와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11월)을 앞두고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외교 성과로 내세우기 위해 대폭적인 증액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은 차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증액을 요구해올 것"이라면서 "한미동맹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과정에서 비용의 문제라기보다는 한미동맹에 대한 투자라고 봐야 한다. 안정적인 동맹 관리로 전환기 한반도의 안정을 추구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차기 협정이 적기 타결되지 않을 경우 발생 가능한 협정 공백 대비해서 양국 합의 경우에는 협정 연장할 수 있게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