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서울시 '미세먼지 공짜운행' 150억이면, 건설기계 1500대 저감장치 달 수 있었다

입력 2019.02.09 03:01

김효인 사회정책부 기자
김효인 사회정책부 기자

수도권에서 미세 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처음 시행한 지난해 1월, 서울시는 3차례에 걸쳐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펼쳤다. 하루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행하는 데 50억원의 예산이 들어가 모두 150억원을 썼다. 만약 이 예산으로 노후 건설기계 저공해 사업을 진행했다면 어땠을까.

지난해 환경부는 노후 건설기계 등 대형차 저공해화 사업에 432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150억원이면 1년 예산의 3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난해에는 그나마 예산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2017년에는 161억원에 그쳤다. 이 때문에 2011~2017년 7년 동안 저감 장치를 부착하거나 노후 엔진을 교체한 건설기계는 3000여 대에 불과했다. 150억원이면 1500대 이상 노후 건설기계에 저감 장치를 부착해 미세 먼지를 상당히 줄일 수 있는 액수였다.

무료 대중교통 정책 같은 '헛발질' 정책이 나오는 이유는 국내 미세 먼지 배출원에 대한 파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금 환경부가 갖고 있는 초미세 먼지(PM 2.5) 관련 데이터는 2015년 통계까지다. 이마저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많다. 사업장과 건설기계, 경유차, 선박 등 어디에서 어느 정도의 배출량이 나오는지 통계가 부실하다는 것이다. 크루즈선은 경유차보다 이산화황을 350만배 많이 뿜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에 대한 통계도 제대로 없다. 환경부와 해양수산부가 서로 연구를 미뤄온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식적인 미세 먼지 정보를 만들어야 할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 구성은 막판까지 진통을 겪고 있다.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는 이달 15일부터 시행할 '미세 먼지 저감관리 특별법'에 따라 환경부 장관 산하에 만들어질 조사·연구기관이다. 전담 인력을 배치해 하루라도 빨리 연구를 시작해야 할 텐데, 법 시행이 코앞에 다가온 지금까지도 정원 등을 두고 부처 간 이견을 보여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