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나 다를까… 서울 '공모 교장' 8명 중 7명 전교조

조선일보
  • 박세미 기자
    입력 2019.02.08 03:00

    전교조 교장 만들기 통로 된 '내부형 교장 공모제' 논란

    전교조가 독식한 내부형 공모 교장 현황

    서울교육청이 최근 교장 자격증이 없어도 교장이 될 수 있도록 한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통해 학교 교장 8명을 뽑았는데 이 가운데 7명이 전교조 소속 교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교육계에선 "내부형 교장 공모제는 전교조 교사들의 교장 진출 통로"라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는데 이번에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이다. 특히 이번에 임용된 8명 중에는 지난해 내부형 교장 공모 심사 때 교육지원청이 탈락시킨 전교조 교사 2명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형 공모 교장 8명 중 7명이 전교조

    지난 2012년 도입된 '내부형 교장 공모제'는 교장 자격증이 없어도 경력 15년 이상인 교사이면 공모를 통해 교장이 될 수 있게 한 제도다. 교장 자격증은 교직 경력 20년이 넘는 교원이 교감을 거친 뒤 교장 자격 연수를 이수해야 얻을 수 있는데, 내부형 교장 공모제는 이 자격증이 없어도 지원할 수 있는 것이다. 학부모·교사 등 학교 구성원이 1차 심사를 통해 공모 후보자 가운데 3배수를 추리고, 교육지원청이 이들을 면접(2차 심사)해 1~2위 후보만 교육청에 올린다. 최종적으로 교육감이 지원청에서 올린 1~2위 후보 중 1명을 택해 교장으로 임명한다.

    7일 서울시교육청 측은 "3월 신학기 정기 인사를 단행하면서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진행한 초등학교 5곳, 중학교 3곳 등 8곳 합격자도 확정해 최근 학교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본지가 공모 교장으로 합격한 8명의 이력을 확인했더니 8명 중 7명이 전교조 소속이었다. 초등학교 5곳 중 4곳, 중학교는 3곳 모두 전교조 교사가 교장이 된 것이다. 전교조 교장 대부분 초등위원장, 전교조 서울지부 수석부지부장 등 간부를 지냈고, 2명은 해직됐다가 복직한 교사들이었다.

    특히 이 가운데 도봉초와 오류중 교장 공모제에 최종 합격한 전교조 교사 두 명은 지난해에 같은 학교 내부형 교장 공모제에 지원했다가 교육청 심사에서 최종 탈락한 교사들이다. 지난해 두 교사는 학교 구성원들이 진행하는 1차 심사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교육지원청의 2차 심사에서 꼴찌를 해 탈락했었다. 이에 전교조 서울지부 등이 크게 반발했고, 서울교육청은 "적격자가 없다"며 아무도 임용하지 않았다. 결국 교총 등은 "특정 노조 출신이 떨어졌다고 해서 아예 모든 지원자를 탈락시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교육청을 비판했었다. 이렇게 논란이 됐던 전교조 교사들이 1년 만에 같은 학교 교장에 임용된 것이다. 두 학교 중 한 곳에는 지난해 탈락한 전교조 교사만 지원해 단독 후보로 최종 합격했다고 서울시교육청 측은 밝혔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공모 전부터 그 전교조 교사들이 같은 학교에 또 지원한다는 소문이 쫙 퍼져 다른 후보들이 지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교장이 되는 공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특정 노조 출신들이 이렇게 완장 차듯 교장 자리를 차지해도 되느냐"고 했다.

    ◇내부형 공모 교장에 대한 꾸준한 비판

    내부형 교장 공모제 합격자 중 전교조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국정감사 등에서 꾸준히 지적됐다.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내부형 공모제로 임용된 교장 73명 중 52명(71%)이 전교조 출신이었다.

    현 정부는 지난해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크게 확대하려다 교육계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원래 내부형 교장 공모제는 '공모제로 교장을 뽑겠다고 신청한 학교 가운데 15%'로 제한했는데, 이 비율 제한을 아예 없애겠다고 한 것이다. 이에 교육계에선 "평생 교장 자격증 따려고 노력한 사람들은 무엇이 되느냐" "전교조 승진 통로를 넓혀주려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교육부는 '공모제 신청 학교의 50%'로 계획을 수정했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는 당초 능력 있는 교장을 뽑자는 취지로 도입됐는데, 이런 순기능은 사라지고 사실상 전교조 활동가가 교장이 되는 지름길로 활용되고 있다"면서 "교장은 학교 경영자인 만큼 단순히 교육 경력 15년이 아니라 부장이나 교감 등 중간 관리자를 거쳐야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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