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화 유공자' 묘지 위해 군인용 줄이겠다니

조선일보
입력 2019.02.08 03:19

국가보훈처가 보훈혁신위원회(혁신위)의 권고에 따라 국립묘지 안장 대상에서 '10년 이상 20년 미만 복무 군인'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대신 공권력에 의한 집단 희생자와 민주화 운동 사망자를 안장 대상에 확대해 포함하겠다고 한다. 혁신위는 4·19와 5·18 에 한정돼 있는 '민주화 운동 유공자' 범위를 6·10 민주항쟁과 촛불집회 등으로 넓혀야 한다고 했다. 대선캠프, 시민단체 출신들이 주축인 혁신위가 제안하면 보훈처는 대부분 그대로 실행했다. 이번에도 보훈처는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이행 계획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민주화 운동이 사회에 큰 기여를 한 만큼 그 유공자에게 국가 차원에서 예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예우 대상을 확대하는 것과 예우를 늘리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충분한 사전 논의와 관련자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국립묘지엔 많은 사람이 안장돼 있지만 이곳은 기본적으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외적과 싸웠던 사람들의 안식처다. 군인들의 묘지라는 뜻이다. 세계 어느 나라도 마찬가지다. 선진국일수록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군인을 존중하고 제복을 입었던 사람들을 예우하는데 우리는 오히려 거꾸로 간다. 이제는 군인과 군인 가족의 마지막 명예인 국립묘지 안장 권리까지 빼앗으려 한다.

혁신위가 오는 3·1절을 계기로 일제 강점기 의열단장이었던 김원봉에게 독립유공자 서훈을 주려고 검토한다는 것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김원봉은 독립운동가이지만 동시에 북한 정권 출범의 공신인 데다 6·25 남침에 역할을 했다. 그런데도 혁신위는 "결국 김일성에게 숙청당했기 때문에 재평가해야 한다"며 "사회주의자라는 이유로 서훈이 하향 조정된 사례도 모두 조사해 재조정하겠다"고 했다. 누가 이들에게 이런 권한을 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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