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화웨이 美연구소 급습… 기술 절취혐의 수사

조선일보
  • 배준용 기자
    입력 2019.02.07 03:00

    함정 수사로 단서 잡아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19'에서 미국 시카고 소재 스타트업 '아칸 반도체'의 임원 2명이 중국 화웨이의 미국 법인 관계자들을 만났다. "우리가 빌려준 샘플이 왜 훼손돼 돌아왔느냐"는 아칸 반도체 측 질문에 화웨이 관계자들은 아무 생각 없이 "샘플은 중국에 보내졌기 때문에 우린 모른다"고 답했다. 이 말은 미 연방수사국(FBI) 의뢰로 아칸 반도체 임원들이 몸에 차고 있던 3개의 녹음 장치에 고스란히 담겼다. 화웨이의 기술 절취 및 미 무기수출통제법 위반 혐의를 쫓던 FBI의 함정 수사에 걸려드는 순간이었다. 이후 FBI는 보강 수사를 거쳐 지난달 28일 화웨이의 샌디에이고 연구소를 급습, 압수 수색을 벌였다고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가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사건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화웨이는 아칸 반도체의 휴대전화 스크린 샘플을 2개월간 살펴보고 반납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 회사 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가볍고 강도는 6배 높아 스마트폰뿐 아니라 레이저 무기 등에도 활용될 수 있어 미 무기수출통제법이 해외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샘플을 받아간 화웨이는 계약을 어기고 5개월이 지난 8월에야 샘플을 돌려보냈다. '샘플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계약과 달리 돌아온 샘플은 두 조각나 있었다. 화웨이의 기술 절취를 의심한 아칸 반도체는 이를 FBI에 신고했고, 이후 수사 기관의 끈질긴 추적이 시작됐다. 블룸버그는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배제 정책이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들의 화웨이 '포위망'도 더욱 촘촘해지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미국·영국·프랑스·호주·뉴질랜드 등 5국 기밀 정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가 최근 일본·독일·프랑스를 포함한 '파이브 아이즈+3' 체제를 출범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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