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또 다시 미국 업체의 기술을 절취하려 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4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화웨이의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연구소를 급습해 미 반도체 전문업체 ‘아칸 반도체(Akhan Semiconductor)’가 개발한 인공 다이아몬드 박막기술을 훔치려 한 혐의를 수사했다고 보도했다. ‘급습’은 압수수색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FBI 수사는 지난달 28일 미 법무부가 화웨이와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미 통신업체 T모마일의 로봇 기술 절취 혐의로 기소한 것과 별도의 수사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아칸 반도체는 유리에 인공 다이아몬드를 얇게 씌운 ‘미라지 다이아몬드 글라스(Miraj Diamond Glass)’라는 제품 샘플을 화웨이 연구소에 보냈는데 지난해 8월 훼손된 상태로 돌려 받았다.

미라지 다이아몬드 글라스는 기존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스크린보다 얇고 가볍지만 강도는 6배 이상 강한 제품이다. 이렇게 강도가 센 제품 샘플을 플라스틱 등으로 이중삼중 포장해 화웨이 연구소에 보냈는데 제품이 심하게 훼손돼 돌아오자 화웨이 측의 기술도용 시도 혐의가 제기된 것이다.

한편, 유럽 국가들도 화웨이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노르웨이 정보 당국은 4일 국가 위험 평가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화웨이와 중국 정부가 긴밀하게 연계돼 있으므로 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덴마크 코펜하겐 경찰은 화웨이 직원 2명에 대해 추방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코펜하겐 경찰은 "정기적인 거주·취업 허가 검사를 한 결과 화웨이 직원 2명이 적법한 서류를 갖추지 못한 것을 적발해 추방 명령을 내렸다"며 "이들이 간첩 행위에 연루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 프랑스 최대 통신회사 오랑주, 독일 도이체 텔레콤, 세계 2위 이동통신 사업자 보다폰 등이 핵심 네트워크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중단하거나 이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