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당대표 주자 해부·上] 오세훈·홍준표·황교안 3人3色

입력 2019.02.03 10:00

2·27 한국당 전당대회, ‘오세훈·홍준표·황교안’ 3강 레이스
지면 대선 레이스서 치명상…‘대선 전초전’ 불꽃 경쟁

자유한국당의 2·27 전당대회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대표 선거전에 불이 붙었다. 3일 현재 출마선언을 했거나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인사는 김진태, 심재철, 안상수, 오세훈, 정우택, 주호영, 홍준표, 황교안(가나다 순) 등 8명이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대표는 내년 4월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한다. 총선 공천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이번에 승리하면 2022년 3월 치러질 차기 대선의 한국당 후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패하는 인사는 대선 경쟁에서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이번 한국당 전당대회를 두고 ‘대선 경선 전초전’이란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처음엔 내년 총선 공천의 계파 안배에 적합한 ‘관리형’ 인사들의 경쟁 구도로 갈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대선 도전을 노리는 인사가 나서면 경쟁이 과열될 수밖에 없고, 그러면 또 다시 친박·비박 대립이 격화해 당이 분열로 치달을 수 있다는 차원에서 나온 관측이었다.

그러나 한국당의 차기 대선주자 중 한명으로 꼽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뛰어들면서 판이 커졌다. 이어 작년 지방선거 뒤 2선으로 물러 났던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가세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곧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현재 판세도 이 세 사람의 ‘3강(强) 구도’라는 게 당 안팎의 평가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기록한 황 전 총리는 ‘보수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오 전 시장은 ‘확장성’을, 홍 전 대표는 ‘대여(對與) 투쟁력’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세 사람 모두 ‘대여투쟁’ ‘반(反)문재인’을 강조하지만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황 전 총리와 홍 전 대표는 ‘보수 선명성 강조’에, 오 전 시장은 ‘중도층 공략’에 방점을 두고 있다. 선거 운동 방식도 다르다.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은 전국을 돌며 당원들을 직접 만나는 ‘스킨십 정치’에 방점을 둔 반면, 홍 전 대표는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한 ‘공중전’에 치중하고 있다.

그래픽=송윤혜 디자이너
◇황교안 "자유우파 대통합으로 강한 한국당 만들 것"
황 전 총리는 이번 전당대회의 ‘슈퍼 루키’다. 지난달 15일에 입당해 2주만에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황 전 총리는 출마선언에서 "한국당은 대한민국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끌어 온 자랑스러운 자유우파 정당"이라며 "자유우파의 대통합을 이루고 당의 외연을 확대해 더욱 강한 한국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황 전 대표는 자신을 공격하는 경쟁자들에 대해서도 "바른 생각을 가진 분들이라면 함께 갈 수 있다", "우리 당의 자산이다. 힘을 합쳐야 한다"는 등 ‘통합 메시지’를 연일 내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중앙당사에서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선언 후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 전 총리의 이런 메시지는 경쟁자들의 공격을 의식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오 전 시장이나 홍 전 대표는 황 전 총리가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장관과 총리를 지낸 점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황 전 총리가 당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에서 여당의 ‘탄핵 프레임’ 공세에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전 총리는 ‘탄핵’ ‘친박’ 공세를 ‘보수 통합’ 논리로 희석시키려는 전략"이라고 했다.

황 전 총리가 최근 공격의 화살을 문재인 정부로 돌리는 것에도 이런 포석이 깔려 있어 보인다. 그는 출마 선언 이후 "무덤에 있어야 할 386 운동권 철학이 21세기 대한민국의 국정을 좌우하고 있다" "철 지난 좌파 경제실험 소득주도성장이 이 정권의 도그마가 돼 서민들의 삶은 나락에 떨어졌다" "북한의 핵무기를 머리에 이고 평화로운 한반도로 나갈 수 없다" 같은 대여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당 대표가 되면 올해 안에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등 이 정권의 망국 정책을 반드시 폐기시키겠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 보수 대표주자로서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것이다.

황 전 총리는 짧은 정치 경력에도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면서 갖게 된 높은 인지도와 탄탄한 당내 기반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차기 당대표 적합도는 물론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야권 차기 지도자 선호도 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 친박계의 지지도 견고하다. 또 한국당 책임당원의 절반 이상이 있는 영남권에서 인기도 높다.

그는 법무장관 시절 통합진보당 해산을 주도하면서 얻은 ‘안보 중시’, ‘강한 보수’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이미지와 친박 색채로 인해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병역을 면제받은 것도 보수 정당 대표 후보로선 약점으로 꼽힌다.

◇오세훈 "중도 표를 끌어와 총선에서 승리하겠다"
오 전 시장은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먼저 선거운동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1월 29일 복당한 오 전 시장은 당 국가미래비전특위 위원장을 맡으며 당내 인사들을 집중적으로 만났다. 안보·복지·4차 산업혁명 등 다양한 주제로 강연을 하며 자신의 ‘비전’을 알리기도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열린 '미래(미래를 보는 세계의 창) 출판기념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뉴시스
오 전 시장은 "총선에서 중도 표를 끌어오겠다", "중간지대에 있는 유권자 30%를 끌어올 수 있는 확장성을 갖춘 적임자는 오세훈"이라며 ‘확장성’을 내세우고 있다. 서울시장을 두번이나 지낸 자신이 중도층과 수도권 유권자들에게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다. 내년 총선에서 최대 승부처가 될 수도권 지역 의원, 당원들은 물론 정권 탈환을 기대하는 영남 지역 당원들의 지지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다.

그런 만큼 경쟁자인 황 전 총리의 ‘보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 전 시장은 "황 전 총리는 공안검사 출신에 통진당 해산 등으로 정통보수 결집에는 강점이 있으나 중도에 있는 유권자를 끌어오는 데는 자신 없을 것"이라고 했다.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사람’이라 지금은 (전당대회) 지지율에 도움이 되겠지만, 중도층에는 한계가 있다"고도 했다.

오 전 시장은 전당대회에서 TV토론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최대환 TV토론을 통해 부각하겠다는 것이다. 또 당내 비박계 의원과 당원들의 지지도 자신에게 쏠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장직 중도 사퇴, 탄핵 정국에서 탈당한 전력 등은 당원 투표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오 전 시장은 이 문제들에 대해 최근 "허물이 크다. 용서해 달라"며 거듭 양해를 구했다.

◇홍준표 "나라 통째로 무너져…내가 옳았다"
홍 전 대표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참패하면서 당대표에서 물러났다. 그런 그를 당권 경쟁에 끌어들인 건 황교안 전 총리다. 홍 전 대표는 대표 시절 친박계과 갈등을 빚었다. 그런 만큼 친박계의 지지가 높은 황 전 총리의 당권 접수를 바라만 보고 있을 순 없었다는 것이다. 작년 10월 시작한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 구독자가 현재 25만명에 육박하는 등 인기를 끈 것도 출마 결심을 굳히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The K 타워에서 열린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 겸 전당대회 출마선언식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홍 전 대표는 최근 ‘(황 전 총리가 대표가 되면) 도로 탄핵당, 도로 친박당, 도로 병역비리당으로 회귀하는 것’이라며 황 전 총리를 겨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오 전 시장에 대해서는 "집안이 망해 갈 때 혼자 살기 위해 가출했던 사람"이라고 했다. ‘황교안은 친박, 오세훈은 비박의 지원을 받는 사람’이란 점을 부각시키는 전략이다.

홍 전 대표는 탄핵으로 치러진 지난 2017년 5월 대선에서 득표율 24%를 기록했고 대선 2개월 만에 치러진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득표율 65.7%로 당대표에 당선됐었다. 홍 전 대표는 평소 "나는 계파정치를 해본 적이 없다"고 해왔다. 홍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보수 대표 주자로서 계파에서 벗어나 당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라고 했다.

홍 전 대표는 강한 대여 투쟁력과 정곡을 찌르는 ‘촌철살인’식 메시지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 출마선언에서 "지금 내 나라는 통째로 무너지고 있다. 북핵 위기는 현실화됐고 민생경제는 파탄에 이르고 있다. 좌파 정권의 정치보복과 국정 비리는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며 "저 홍준표가 다시 한 번 전장에 서서, 제 남은 모든 것을 던져 당의 재건과 정권 탈환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화법이 직설적이다. 자기 주관이 강해 독불장군 이미지도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 홍 전 대표는 "나에게 막말 프레임을 씌웠던 문재인 정부에게 결국 모두가 속았던 것"이라며 "결국 내가 옳았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그러면서 "보수 이념으로 무장된 능력 있고, 대여투쟁력 있는 인사를 중용해, ‘잘 싸우는 야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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