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 스토리] ‘대륙의 밉상’ 된 판빙빙, 자아비판도 안 통했다

입력 2019.02.03 09:00

지난해 탈세 사건으로 갑자기 잠적해 실종설·사망설까지 불거졌던 중국 대표 배우 판빙빙(范氷氷·38)이 최근 자산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소유한 회사의 대표직을 내려놓고 가지고 있던 주식까지 처분했다.

29일(현지 시각) 중국 경제지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판빙빙은 ‘우시아이메이선(無錫愛美神) 영화문화’의 법정 대표직을 최근 그만뒀다. 이 회사는 판빙빙과 판빙빙 모친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사실상 판빙빙 개인 회사다. 판빙빙은 남자친구인 배우 리천(李晨)과 함께 세운 ‘아이메이선 기업관리자문’ 주식도 처분하고 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왔다.

 지난해 탈세 사건으로 갑자기 잠적해 실종설·사망설까지 불거졌던 중국 대표 배우 판빙빙(范氷氷·38)이 최근 자산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데일리
지난해 탈세 사건으로 갑자기 잠적해 실종설·사망설까지 불거졌던 중국 대표 배우 판빙빙(范氷氷·38)이 최근 자산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데일리
판빙빙이 자산을 정리하는 건 떠들썩했던 탈세 사건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탈세 의혹에 휩싸인 판빙빙은 이후 석 달째 종적이 묘연해 실종 논란까지 일었다. 중국 세무당국은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세금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며 판빙빙 관련 입장을 내놨다.

이후 판빙빙은 중국 당국에 약 1466억원에 이르는 벌금과 세금을 납부해 형사처벌을 면했다. 그러나 아직 연예계에는 복귀하지 못했다. ‘3월 복귀설’이 돌지만 중국 대중은 그리 반기지 않는 눈치다.

◇ 중화권 대표 여배우이자 사업가 판빙빙

중화권을 대표하는 미녀 여배우인 판빙빙은 1981년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태어났다. 상하이예술학교를 졸업했고 중국 드라마 ‘파워풀 우먼(1996)’으로 데뷔했다. 이후 ‘황제의 딸(1998)’에서 하녀 금쇄 역으로 출연하며 중화권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눈도장을 찍었다.

판빙빙은 주연을 맡은 영화 ‘휴대폰(2003)’이 대히트를 치면서 톱스타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 작품으로 대중영화백화상에서 여우주연상까지 받았다. 그는 이후에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부지런히 오가며 영화와 드라마 50여편에 출연했다. 특히 판빙빙은 영화에서 중국 역사 속 절세미녀로 알려진 양귀비와 유일한 여성 황제 측천무후를 연기하기도 했다.

미국 할리우드에도 진출했다. 비록 5분도 안 되는 출연 분량이었지만 영화 ‘아이언맨 3(2013)’과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2014)’에도 나왔다. 한국 배우와도 호흡을 맞췄다. 강제규 감독의 영화 ‘마이웨이(2011)’에서 장동건과 연기했다. 한중일 합작 영화 ‘묵공(2006)’에서는 안성기·최시원과 함께 출연했다. 한중 합작 영화 ‘소피의 연애 매뉴얼(2009)’에서는 소지섭, 장쯔이와 로맨틱 코미디를 선보였다.

판빙빙은 엔터테인먼트 사업가로도 활약했다. 그는 2007년 ‘판빙빙 공작소(스튜디오)’라는 매니지먼트 회사를 설립해 드라마와 영화를 제작했다. 판빙빙은 함께 일하는 직원들도 살뜰히 잘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판빙빙 회사 직원 이직률은 3년간 0%를 기록했다. 그는 자신의 메이크업을 담당한 직원이 결혼하자 예식비는 물론 예단비와 목걸이까지 전부 부담한 일이 알려지기도 했다. 판빙빙은 "앞으로 내 회사에서 일하는 모든 미혼여성의 결혼 비용을 책임지겠다"는 ‘깜짝 발표’로 직원을 감동시켰다.

판빙빙은 드라마 ‘무미낭전기’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리천과 실제 연인으로 발전해 이목을 끌었다. 판빙빙과 19살 차이나는 남동생 판청청은 한국과 중국에서 아이돌로 활동하고 있다.

 판빙빙과 그의 연인 배우 리천. /리천 웨이보
판빙빙과 그의 연인 배우 리천. /리천 웨이보
◇ 탈세 논란으로 얼룩진 톱스타…실종설·사망설까지

판빙빙은 지난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탈세 논란이 불거진 이후 난데없이 약 3개월간 종적을 감췄다. 실종설을 비롯한 가택연금설, 미국 망명설, 사망설까지 판빙빙을 에워쌌다. 팬들은 판빙빙을 찾아 헤맸다. 그 와중에 판빙빙이 수갑을 차고 있다는 가짜 사진까지 돌아 국내외 팬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탈세 사건 시작은 중국 CCTV 유명 사회자인 추이융위안의 폭로였다. 추이융위안은 지난해 5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판빙빙이 이면계약(이중계약서)으로 거액의 출연료를 받고 탈세했다"는 글을 올렸다. 판빙빙이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계약서를 2장씩 써 세금계산용으로는 적은 액수를 기입했다는 뜻이다. 그는 "출연료가 하나는 1000만위안(17억원), 또 하나는 6000만위안(약 100억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게 촬영장에서 나흘 촬영하고 받는 돈이다"라며 작정하고 폭로했다.

추이융위안이 판빙빙을 겨냥한 건 판빙빙을 주연급으로 만들어준 영화 ‘휴대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은 불륜을 즐기는 인기 시사 프로그램 앵커다. 판빙빙은 남자 주인공의 내연녀로 나왔다. 당시 영화가 개봉하자 남자 주인공의 실제 모델이 추이융위안이라는 말이 돌았다. 추이융위안은 이 때문에 판빙빙에게 악감정이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5월 펑샤오강 감독이 판빙빙과 함께 영화 ‘휴대폰 2’를 만들기로 했다고 하자 추이융위안이 일을 꾸민 것이다.

 판빙빙 탈세를 폭로한 중국 전 CCTV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추이융위안이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를 통해 상하이 경찰 연루설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추이융위안 웨이보
판빙빙 탈세를 폭로한 중국 전 CCTV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추이융위안이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를 통해 상하이 경찰 연루설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추이융위안 웨이보
추이융위안의 폭로는 대중을 분노하게 했다. 판빙빙은 중국에서 가장 수입이 많은 배우다. 2017년에만 3억위안(약 480억원)을 벌었다. "내가 부자니까 부자와 결혼하고 싶지 않다"는 인터뷰로도 이목을 끌기도 했던 판빙빙이 탈세로 돈을 벌었다는 데 대중들은 배신감을 느꼈다. 판빙빙 소속사는 즉각 성명을 내고 추이융위안의 폭로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지만, 그 사이 중국 당국은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가 시작된 후 판빙빙은 자취를 감췄다. 판빙빙 집 앞에 있던 차들도 사라졌다. 그가 대표로 있는 소속사 사무실 역시 갑자기 텅 비워졌다. 브루스 윌리스와 송승헌, 판빙빙이 출연한 영화 ‘대폭격’ 포스터에서는 판빙빙의 이름이 갑자기 지워졌다. 결국 1140억원을 들인 이 영화는 개봉이 무산됐다. 그가 광고모델로 있던 유명 브랜드도 사진을 내리거나 이름을 가렸다.

◇ 사과문, 그리고 이틀 만에 벌금 1466억원 완납

판빙빙이 세무서로 보이는 건물에서 나와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며 차량에 탑승하고 있는 모습. 이 동영상은 2018년 10월 6일 트위터에 올라왔다. /트위터 feifei05256372 캡처
판빙빙이 세무서로 보이는 건물에서 나와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며 차량에 탑승하고 있는 모습. 이 동영상은 2018년 10월 6일 트위터에 올라왔다. /트위터 feifei05256372 캡처
그렇게 석 달이 지나자 판빙빙을 두고 실종설·망명설 등이 돌았다. 중국 당국은 그의 신변과 관련한 중국 안팎의 의문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판빙빙 정도의 톱스타가 돌연 사라진 건 처음이었다.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퍼졌다. 그가 생일인 9월 16일에도 나타나지 않자, 팬들은 소셜미디어에 판빙빙에게 쓴 손편지를 올리며 무사 복귀를 염원했다.

중국 당국은 10월이 다 돼서야 판빙빙의 조사 사실을 처음으로 알렸다. 중국 장쑤성 세무국은 지난해 9월 23일 "‘해당 영화계 인사'’ 관한 세금 문제 사건은 여전히 조사가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결과는 최종 공고를 통해 알리겠다"고 밝혔다.

판빙빙은 지난해 10월 3일 드디어 침묵을 깨고 사과문과 함께 등장했다. 그는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자신의 탈세 혐의를 인정하며 국가에 세금과 벌금을 성실하게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판빙빙은 이 글에서 "공인으로서 법을 지키지 못한 것을 깊이 뉘우치며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당국의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하며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부과된 세금과 벌금을 내겠다"고 했다.

중국 세무 당국은 판빙빙에게 8억8400만위안(약 1466억원)이라는 천문학적 벌금과 추징금을 부과했다. 판빙빙은 모든 벌금을 이틀 만에 현금으로 완납하고 처벌을 피했다. 자유의 몸이 된 것이다. 그는 벌금을 내기 위해 자신이 보유한 여러 부동산을 급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 성 상납 논란으로 번진 탈세 사건

판빙빙 탈세 사건은 성 상납 사건으로도 이어졌다. 중국의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 전 정취안홀딩스 회장이 지난해 10월 10일 대만 자유시보에 "판빙빙 탈세 조사는 판빙빙으로부터 성 상납을 받은 왕치산 국가부주석이 입막음용으로 취한 조치다. 이들의 성관계 동영상을 내가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판빙빙 신체 오른쪽에 작은 흉터가 있다"며 적나라한 폭로를 이어갔다.

 왕치산(오른쪽)과 판빙빙. /조선DB
왕치산(오른쪽)과 판빙빙. /조선DB
궈원구이가 판빙빙 성 상납 이야기를 꺼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7년 6월 유튜브 생방송에서도 성관계 동영상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판빙빙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미국 로펌을 통해 그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궈원구이는 이날 "판빙빙이 그 명예훼손 소송을 취하했다"고 밝혔다.

중국 갑부 순위 73위에 올랐던 궈원구이는 2013년 왕치산이 주도하던 반부패 수사를 피해 해외로 도피했다. 이후 시진핑 정권 지도부를 겨냥한 폭로를 계속해왔다. 이번 판빙빙 성 상납 의혹 폭로도 이 중 하나다.

◇ ‘3월 복귀설’에도…판빙빙에게 차가운 中

탈세 논란이 마무리된 판빙빙을 두고 ‘3월 복귀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중화권 언론은 판빙빙이 유명 선글라스 회사 광고 모델로 발탁돼 새해 첫 화보를 촬영했다는 내용이 웨이보에 퍼지고 있다면서 3월 복귀설에 무게를 뒀다.

판빙빙은 탈세 사건 이후 웨이보나 다른 공식석상에서 한 번도 복귀 의사를 밝힌 적 없다. 다만 지난해 10월 3일 자신의 웨이보에 탈세 사건 사과문을 올린 후 나흘 만에 다시 "여러분의 마음을 느꼈다. 여러분이 보고 싶다"는 글을 올려 복귀설이 한 차례 돈 적 있다. 팬을 향한 그리움을 직접 표현한 셈이다.

 판빙빙이 유명 선글라스 회사 광고 모델로 발탁돼 새해 첫 화보를 촬영했다는 내용이 웨이보에 퍼지고 있다. /웨이보
판빙빙이 유명 선글라스 회사 광고 모델로 발탁돼 새해 첫 화보를 촬영했다는 내용이 웨이보에 퍼지고 있다. /웨이보
이번에는 복귀한다는 소문과 함께 판빙빙이 자세를 취하고 있는 화보 사진이 함께 돌아 복귀설이 더 구체화했다. 중화권 언론과 팬들은 선글라스 회사의 화보 촬영이 판빙빙 복귀 신호탄이 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중화권 팬 사이에서 판빙빙 복귀를 두고 찬반양론이 뜨겁다. "돌아와서 기쁘다"는 팬들도 있지만 비판 여론이 더 거세다. 탈세로 인한 벌금을 낸 지 불과 3개월 만에 이번 복귀설이 들려오자 "자숙 기간이 짧은 것 아니냐" "뻔뻔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중화권 톱스타에서 ‘대륙의 밉상’이 된 것이다. 또 판빙빙이 탈세 사건과 함께 성 상납 논란도 불거졌던 만큼 복귀해도 이전의 인기를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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