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군용기, 이젠 우리 영공 턱밑까지… 작년 140회 무단진입

조선일보
  • 양승식 기자
    입력 2019.02.01 03:23

    흑산도·울릉도 지척까지 들어와… 침범횟수 2년새 2.8배로 급증
    정례훈련 하듯 매달 말엔 강릉~울릉도 공해상으로 버젓이 들어와

    중국이 2018년 한 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총 140여 차례나 무단 진입했고, 이 중에는 한·중·일 3국의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되는 구역이 아닌 흑산도·울릉도 인근 KADIZ를 무단 진입한 경우도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31일 나타났다.

    중국 군용기가 순수 우리 KADIZ만을 무단 진입한 건 작년이 처음으로, 중국의 군사 굴기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은 2017년까지만 해도 한·중·일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되는 이어도 인근 해상의 KADIZ에 주로 무단 진입해 왔다.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이 국방정보본부로부터 받은 보고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는 작년 서해 부근 KADIZ에 총 65차례 무단 진입했다. 한반도 서남단인 흑산도·진도 인근 해상까지 올라왔던 경우도 있었다. 중국은 또 이어도 남서방에서 한·중·일 방공식별구역 중첩 구역으로 진입한 뒤 대한해협을 지나며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에 들어갔다가 울릉도 인근 KADIZ로 다시 진입하기도 했다. 이전에는 주로 독도 동남방 지역으로 왔지만, 최근에는 울릉도와 강릉 사이 공해상 침범이 빈번해졌다. 한반도 주변 해역을 동·서·남해 가릴 것 없이 드나드는 것이다.

    2018년 중국 군용기의 KADIZ 무단 침입
    KADIZ 무단 진입 횟수도 해마다 급격히 늘고 있다. 2016년 중국 군용기의 KADIZ 무단 진입 횟수는 50여 차례였는데 2017년 80여 차례로 증가했고, 작년엔 140여 차례로 급증했다. 2년 만에 무단 진입 횟수가 2.8배로 늘어난 것이다.

    중국의 KADIZ 무단 진입은 대부분 JADIZ 무단 진입으로 이어졌다. 이때마다 우리 공군의 F-15K와 KF-16 전투기, 일본 항공자위대의 F-15J 전투기 등이 긴급 출격해 한·중·일의 군용기 10~20대가 이어도·제주도·대마도 주변 상공에서 몇 시간씩 뒤엉키는 일이 빈번해졌다.

    정보 당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군사 굴기 선언 이후 우리 군의 준비 태세와 반응을 엿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 대국화를 노리는 중국이 이어도 서남방 등 동중국해뿐 아니라 서해와 동해까지 군사적 활동 영역을 늘리려 한다는 뜻이다. 백 의원도 "중국이 서해에서도 군사 굴기를 넓히려는 것"이라며 "앞으로 계속 이런 활동이 급증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이처럼 공세적으로 한반도 주변 상공을 휘젓는 데 대해 군은 "이전에는 없었던 특이 사례"라고 보고했다. 군 관계자는 "특히 동해 코스 KADIZ 무단 진입은 주로 매달 말 발생했다"며 "중국이 아예 이 경로로 정례 훈련을 하는 듯하다"고 했다. 중국은 또 작년 서해의 우리 배타적경제수역(EEZ) 부근에 부표를 집중 배치했었다.

    군 안팎에서는 중국의 군사 활동과 일본과의 초계기 갈등이 겹치면서 우리나라의 안보적 입지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이 서해와 동해상으로 공중 작전 범위를 넓히고 있고, 일본 역시 공해상에서 우리 군과 사사건건 부딪치는 사면초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백 의원은 "중국의 우리 군 순수 KADIZ 무단 진입은 사실상 우리 군의 주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사태"라며 "중국의 군사 굴기 도발에 휘말려서는 안 되지만 계속 이런 KADIZ 침범이 계속될 경우 우리 군도 강력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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