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警 5개월 맹탕 수사에도… 반전 이뤄낸 허익범 특검

조선일보
  • 윤주헌 기자
    입력 2019.01.31 03:18

    [김경수 법정구속]
    모두 고사했지만 특검 맡아 모든 혐의 유죄판결 받아내

    허익범
    김경수 경남지사와 드루킹 김동원씨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1라운드는 허익범〈사진〉 특검의 완승으로 끝났다. 역대 특검 중 이번처럼 불리한 조건에서 시작해 1심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은 거의 없었다.

    처음엔 특검 수사 성공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았다. 정권 초기 여권 핵심 실세에 대한 수사라는 점이 큰 부담이었다. 청와대는 지난해 4월 "이 사건 본질은 누군가 매크로를 이용한 불법행위를 해 정부·여당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당장 "수사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상당수 특검 후보들은 "부담스럽다"며 고사했다. 현직 검사들도 특검팀 파견을 꺼리면서 구성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김 지사 기소 이후엔 특검보들이 사임하면서 지난해 10월 열린 첫 공판 준비 기일에 허 특검이 직접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수사에 착수한 특검팀에 주어진 시간은 최장 90일이었다. 사건 전모를 밝히기 위해선 촉박한 시간이었다. 앞서 5개월간 수사한 검경이 건넨 자료도 맹탕이었다. 특검팀은 지난해 7월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의 시연회가 열린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출판사를 압수 수색해 휴대전화 21대와 유심칩(저장장치)을 떼어낸 유심 카드 53장을 찾아냈다. 이곳은 경찰이 앞서 두 차례 압수 수색을 한 곳이었다. 경찰은 핵심 증거인 김 지사의 휴대전화를 확보하지도 않았다.

    허 특검은 그때마다 "증거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수사할 것"이라고 했다. 수사팀원들도 언론 플레이를 했다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합숙하며 수사를 진행했다. 이날 판결 뒤 허익범 특검팀은 킹크랩 시연회 당시 인터넷 접속 기록과 텔레그램 문자 메시지 등 객관적 증거가 유죄를 이끌어낸 원동력이라고 했다. 특검팀은 2016년 11월 9일 시연회가 열린 날 파주 사무실에서 댓글 작업을 위해 인터넷에 로그인과 로그아웃을 반복한 흔적 등을 제시했다. 특검팀에서 찾아낸 증거다. 허 특검은 "국민이 부여한 '진상 규명'이라는 업무를 공적으로 인정받은 것이 큰 의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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