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많이 자요. 먹는 것도 좋아하고요."

'힘들 때 해본 일탈이 없느냐'는 질문에 한없이 착하고 재미없는, '박보검다운' 답변이 돌아왔다. 누군가를 미워해본 기억으로는 '나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해 스스로가 미웠던 때'를 꼽았다.

28일 오전 서울 강남 한 카페에서 tvN 드라마 '남자친구' 종영 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박보검(26·사진)은 작품 얘기만 했다. 아직도 드라마에 푹 빠져 있는 듯, 모든 얘기가 극 중 배역인 '김진혁'으로 시작해 '김진혁'으로 끝났다.

2년 전 사극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이후 첫 작품으로 '남자친구'를 선택한 이유도 "진혁의 마음가짐이 예뻐서"였다고 한다.

실망스러울 법도 했다. '남자친구'는 다소 지루하고 평범한 로맨스라는 비판을 받았다. 송혜교를 잘나가는 회사의 대표로, 박보검을 평범한 취업준비생으로 내세워 남녀가 바뀐 '신데렐라' 얘기를 보여줬지만 시청률은 기대와 달리 7~8%대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박보검은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따뜻하게, 편안하게, 잔잔하게 잘 흘러갔던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전 그저 진혁이란 인물을 잘 표현하는 데 집중했어요."

박보검을 세상에 알린 드라마 '응답하라 1988'부터 지금까지 그는 순박하고 착한 배역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차기작으로 '완전히 상반된 이미지의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데뷔 전 가수의 꿈을 꿨던 그는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음악 쪽으로도 조심스럽게 생각해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