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월소득 2000위안(약 33만원)의 저소득층을 ‘중간소득’으로 정의하는 보고서를 내놓아 비판을 받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국가통계국이 25일(현지 시각) 발간한 보고서에서 월 소득 2000위안(약 33만원)에서 5000위안(약 83만원)을 ‘중간소득’으로 정의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위안 이하는 ‘저소득’으로, 5000~1만위안(약 165만원)은 ‘상대적 고소득’으로, 1만위안 이상은 ‘고소득’으로 정의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25일(현지 시각) 발간한 보고서에서 월 소득 2000위안(약 33만원)에서 5000위안(약 83만원)을 ‘중간소득’으로 정의했다가 “중간소득이 너무 낮다”는 반발에 부딪히자 해명했다.

중국인들은 보고서에서 정의한 ‘중간소득’에 대해 강하게 부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2000위안(약 33만원)으로는 먹고살기에도 힘든데 어떻게 중산층이 될 수 있겠느냐는 이유에서였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장난하는거냐"며 "나는 매달 3000위안을 버는데 스스로 저소득층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한 베이징 시민은 "2000위안으로는 월세도 낼 수 없다"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전했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가 중산층에 대한 공식적인 정의를 내린 적은 없지만, 세계은행에 따르면 중국의 2017년 1인당 국가총생산(GDP)는 8827달러(약 987만원)다. 월 소득 2000위안은 연 소득으로 환산하면 약 3556달러(약 398만원)에 해당해 상식적으로 ‘중산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반발이 심해지자 중국 국가통계국은 "중간소득이라는 말은 이번 보고서에만 적용된 용어"라며 "일반적인 소득 계층 개념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앞서 이달초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베이징유스데일리는 "중산층은 소득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는데도 이를 부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사람들을 가난에서 구제하는 것만큼이나 성취감을 고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우려되는 경기 둔화 움직임에 대처하기 위해 중산층의 소비를 촉진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지난해 9월에는 세제개편을 통해 개인소득세를 부과하는 하한선을 3500위안에서 5000위안으로 높이고, 세금 공제 범위도 늘렸다. 사람들의 지갑을 열어 내수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도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