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주말] 한우미역국·랍스터버거 파는 24시간 맛집… 심야든 아침이든 대충 때울 순 없다

입력 2019.01.26 03:00

서울 구석구석 24시간 맛집

속 풀어주는 국 전문점
등심·전복·황태 넣은 자연산 돌미역국… 강된장에 비벼 먹는 재첩국 정식 깔끔한 맛

가성비 좋은 맛집
대학가 돌솥비빔밥집 모든 메뉴가 5000원 이하 토핑·국은 무한 리필

입맛 돋우는 별미 식당
해장용으로 수제버거 먹어 랍스터 통째로 넣은 버거도
평양냉면·직화 불고기 언제나 문여는 평양 요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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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울릉도 자연산 돌미역으로 끓인 미역국을 24시간 먹을 수 있는 청담동 ‘청담25’의 ‘한우등심미역국’./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겨울밤 '심야 식당'이 사라지고 있다. 경기 불황,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등으로 일찍 문 닫는 식당들이 늘었다. 서울 을지로에서 20년 넘게 한식집을 운영해온 한 식당 주인은 "주 52시간 시행하고 저녁 손님들이 부쩍 줄어들어 이번 겨울엔 아예 점심 장사만 한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배고픈 겨울밤, 24시간 문 활짝 연 맛집을 찾았다. 이른 아침 '혼밥'하기에도, 늦은 저녁 여유롭게 찾아가 식도락을 즐기기에도 부담 없는 '서울 24시간 맛집'.

미역국·재첩국…속 편한 한 그릇 국 맛집

따뜻하고 속 편한 국 하나만으로 든든한 식사가 될 수 있다. 서울 청담동 청담25는 곰탕·설렁탕·감자탕과 찌개류 일색인 24시간 맛집 사이에서 미역국으로 도전장을 낸 집이다. 울릉도 자연산 돌미역과 한우 등심으로 끓여낸 한우등심미역국이 대표 메뉴. 입맛 따라 참가자미, 완도 전복, 소갈비, 조개, 황태가 들어간 미역국도 고를 수 있다. 총괄 셰프인 요리연구가 장지녕씨는 "자연산 돌미역은 다른 미역에 비해 두꺼워 씹는 식감이 좋고 알긴산이 풍부해 국물이 진하게 우러난다"며 "한우 사골과 조갯살 등으로 육수를 내고 직접 담근 간장으로 간을 했다"고 말했다. 매일 직접 만든 두부와 제철 재료를 사용한 반찬들이 밥맛을 돋우지만 이곳의 신스틸러(주연에 버금가는 조연)는 따로 있다. 미역국과 환상의 조합을 이루는 갈치 김치. 장 셰프는 "김장철에 잡히는 갈치를 넣어 만드는 경북식 김치로 6개월 이상 익히면 시원하고 감칠맛이 난다"고 했다. 일요일 오후 11시~월요일 오전 10시만 휴무.

민물조개의 일종인 재첩을 넣고 끓여낸 재첩국은 하동과 부산 등 경상도 지방에서 나고 자란 장년층에겐 향수 어린 음식. 부산에 본점을 둔 서울 대치동 할매재첩국에선 재첩국을 밤낮으로 맛볼 수 있다. 재첩정식을 주문하면 재첩국과 함께 달걀부침, 나물이 담긴 대접을 준다. 대접에 재첩국 속 재첩을 떠 강된장 넣고 쓱쓱 비벼 먹는 게 제대로 먹는 방법. 부추를 송송 뿌린 재첩국을 호로록 마시면 언 몸이 스르르 녹는 듯하다. 고등어조림, 풀치(갈치새끼)조림, 겉절이 등 곁들여 나오는 밑반찬도 재첩비빔밥과 하나같이 잘 어울린다. 매주 월요일만 제외하고 24시간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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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징어먹물로 만든 검은색 빵 사이에 랍스터가 통째로 들어간 ‘퀸즈블랙’의 ‘록키랍스터버거’. 3 서초동 ‘만뽀스키야키’의 ‘명란 오차즈케’, 밥을 녹차에 말아 간단하게 먹기 좋다. 4 혼자서도 24시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서초동 ‘만뽀스키야키’의 ‘1인 스키야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소박한 '가성비 밥집'

국과 찌개에 갓 부친 달걀부침, 소시지 볶음, 생선가스에 콩나물 반찬…. 바쁜 일상에 불규칙한 식사로 끼니를 제때 챙기지 못하는 이들에겐 평범한 밥상이 때때로 그립다. 신당동 동대문 도매시장 골목 어귀에 있는 만경식당은 충무아트홀 방문객, 동대문 상인들에게 '24시간 집밥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이다. 35년 전 남대문 새벽 시장에서 시작해 1997년 지금 자리로 이전해 왔다. 매일 식단이 달라지는 가정식백반과 돌솥부추참치비빔밥, 튀김범벅이 '톱 3'. 가정식백반엔 국이나 찌개에 닭볶음탕과 같은 메인 반찬 한 가지, 밑반찬 4~5가지, 바로 부쳐낸 달걀부침이 나온다. 주인 우현진(40)씨는 "늦은 밤 식사해야 하는 동대문 상인들뿐 아니라 아침 식사 제대로 못 하고 출근하는 인근 SK·쌍방울 직원, 중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고 했다. 토요일 오후 6시~일요일 오후 5시만 휴무.

24시간 가성비 좋은 밥집은 대학가 인근이나 자취생 등 1인 가구가 많이 사는 원룸촌 주변에 숨어 있다. 공릉동 복성식당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서울여자대학교, 삼육대학교 학생들의 밥집으로 소문난 곳. 7호선 태릉입구역 부근 '공릉동국수거리' 초입에 있다. 식당 내부 벽엔 떡하니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합니다. 양해 부탁합니다'라고 쓰여 있지만 모든 메뉴가 5000원을 넘지 않는다. 인기 메뉴인 돌솥비빔밥은 4000원. 주방 '이모님'은 뜨겁게 달궈진 돌솥에 쌀밥과 달걀부침만 달랑 주며 "비비세요!" 한다. 나머지 돌솥비빔밥에 들어가는 나물과 자른 김, 참기름 등의 '토핑'은 셀프바에서 먹을 만큼 얹어 먹으면 된다. 매일 식단이 달라지는 '오늘의가정식', 국수류 등 어떤 메뉴를 주문하더라도 미역국, 쌀밥, 보리밥, 반찬 등을 무한 리필해 먹을 수 있다. 투박하게 담아내는 오늘의가정식보다 돌솥비빔밥이 한 수 위. 부담 없이 한 끼 푸짐하게 식사할 수 있어 주머니 가벼운 학생, 동네 주민, 택시 기사 등에게 인기다. 이곳 주인은 "콩, 쌀, 고추, 배추 등 모든 재료를 전북 익산의 산지에서 직거래로 다량 사들이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며 "육개장 등에 쓰이는 한우도 전북 정읍 한우마을에서 직접 사들이는 것"이라고 했다.

신당동 동대문 의류도매상가 DWP식당가 9층에 있는 쌈밥 전문점 다채 동대문점에선 쌈밥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최재욱 매니저는 "서울에 있는 7개 지점 중 동대문점만 24시간 운영하고 있다"며 "상인들도 많이 오지만 조금씩 알려지면서 식사만 하려고 일부러 찾는 손님도 있다"고 했다. 청국장쌈밥은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란 생각이 드는 것도 잠시. 빈 대접과 함께 뚝배기달걀찜, 잡채 등 5가지 밑반찬과 5가지 나물이 한상에 나온다. 그때그때 다르지만 백미, 현미, 시래기나물밥, 보리밥 등 밥 4종과 미역국, 콩나물국 등 국 2종은 셀프바에서 가져다 먹는다. 11가지 쌈은 무한 리필 가능하다. 쌈장은 견과류를 넣어 만들고, 나트륨 함량이 적은 신안 천일염을 쓴다. 버섯비빔밥과 된장찌개엔 장흥 정남진 표고버섯, 느타리, 만가닥, 새송이 등 국내산 버섯만을 사용한다. 토요일 오후 9시~일요일 오후 5시만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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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1종의 쌈을 뷔페식으로 골라 먹을 수 있는 ‘다채 동대문점’의 ‘청국장쌈밥’. 6 24시간 쌈밥 뷔페 ‘다채 동대문점’ 아래층에 자리한 24시간 카페와 베이커리. 7 신당동 ‘만경식당’의 소박한 가정식백반./장은주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스키야키·랍스타 수제 버거도 24시간

미식의 세계엔 밤낮이 없다. 치킨, 족발이 전부가 아니다. 서초동 24시 식당가 '더인피닛스퀘어' 내 만뽀스키야키에선 소고기와 채소를 넣은 일본식 전골 요리 스키야키를 혼자서도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직장인 이현규(37)씨는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고 입맛에도 잘 맞아 한 끼 식사로, 혼술 메뉴로도 좋다"고 했다. 기존의 스키야키 조리법을 단순화해 냄비 속에 든 소고기와 채소, 실곤약, 육수를 끓여 먹기만 하면 된다. 고기가 익으면 유정란을 풀어 찍어 먹는다. 날달걀이 낯설다면 시치미(일본식 조미료)를 살짝 뿌리는 것도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스키야키와 함께 '1인 샤브샤브세트'도 인기. 와규스키야키와 3가지 맛(명란·매실·연어) 오차즈케(녹차밥)도 추천할 만하다.

신사동 가로수길의 브루클린더버거조인트 가로수길점에선 밤낮없이 갓 만든 수제 버거를 맛볼 수 있다. 매일 직접 갈아 만드는 두툼한 소고기 패티의 진한 육즙과 진한 치즈 맛이 어우러진 미국 스타일의 수제 버거를 '해장용'으로 먹는다는 젊은 층도 꽤 있다. 새벽녘엔 인근 클럽에서 쏟아져 나온 20~30대들의 차지. 대표 메뉴인 '브루클린웍스'와 체다 치즈가 녹아내리는 '치즈스커트' 등이 인기다. 고기 양과 굽기를 선택할 수 있다. 셰이크, 맥주 등의 종류도 다양하다.

역삼동 퀸즈블랙 강남본점엔 이색 버거 먹겠다는 사람들이 밤낮 가리지 않고 찾는다. '록키랍스터버거'는 오징어 먹물로 검은색을 낸 폭신한 빵 속에 소고기 패티와 랍스터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 있다. 함께 내주는 검은색 수술 장갑을 끼고 양손을 사용해 먹는다. 두툼한 소고기 패티가 돋보이는 킹스버거, 블랙치킨버거, 양과 가격 부담 없는 블랙버거도 많이 찾는다. 치즈주사기를 추가하면 수제 버거에 직접 주사기를 꽂아 치즈를 추가해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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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대치동 ‘할매재첩국’의 ‘재첩정식’. 9 새벽에도 불 밝힌 신사동 가로수길의 ‘브루클린더버거조인트’의 매장 풍경. 10 신사동 가로수길 ‘브루클린더버거조인트’의 ‘치즈스커트버거’./강정미 기자
논현동 서경도락은 평양냉면 마니아들에겐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24시간 문을 열어 언제든 평양냉면뿐 아니라 직화식 평양 불고기, 평양 만두 등 평양 요리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평양냉면은 순면과 육향 강한 육수의 균형이 조화롭다. 메밀 100% 순면이지만 일본 제면 기법을 사용해 면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 한우 중에서도 암소의 사태와 양지를 우려낸 육수에 소금, 야채 육수를 추가해 육수를 만든다. 곁들이기 좋은 직화식 평양불고기는 달지 않고 부드럽다.

부드러운 반죽의 항아리수제비, 뜨끈한 국물의 닭 한 마리도 24시간 기다린다. 상계동 노원구청과 롯데백화점 노원점 사이 먹자골목 내 옛날칼국수는 바지락 넣고 맑게 끓여낸 손 칼국수와 손 수제비가 맛있다. "수제비로 유명한 삼청동 수제비와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다"는 게 이 집 단골들의 평. 반죽을 얇게 펴 끓여낸 수제비에 잘 익은 열무김치가 입안에서 조화를 이룬다. 밤엔 칼국수나 수제비에 접시 수육, 해물파전을 추가해 술 한잔 기울이는 이들도 많다. 좌식 스타일의 2층 좌석에 앉으면 일어나기 싫어질지도 모른다.

유흥가가 밀집한 강북구 송중동의 오복닭한마리는 '해장 코스'로 통하지만 늦은 밤 주변에서 일하고 식사를 위해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닭한마리 건져 먹고 칼국수사리에 계란죽으로 마무리한다. 명절 제외 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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