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월 말로 예정된 2차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믿고 인내심과 선의의 감정을 가지고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전날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방미(訪美) 대표단의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조(북)·미 두 나라가 함께 도달할 목표를 향해 한 발, 한 발 함께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받은 김정은은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며 2차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 준비를 지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친서와 관련,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3일(현지 시각)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친서에 답신을 보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사진에 따르면, 이날 보고회에는 김영철의 미국 방문을 수행한 김혁철 전 주스페인 북한대사와 박철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추정되는 인물도 배석했다.
북한 매체가 김영철의 방미와 2차 미북 정상회담 관련 소식을 전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 소식은 또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서만 보도하고, 노동신문과 조선중앙 TV 등 북한 주민들이 접하는 대내 매체들은 이날 오후까지 보도하지 않았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의제·장소 등에 대해) 구체적 합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주민에게 알렸다가 (회담 취소와 같은)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후속 실무 협상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면 대내 매체들도 보도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스웨덴 싱크탱크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의 이상수 한국센터 소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이 2차 정상회담을 이끌어 내기 위해 미국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중국 반출을 제안했을 수 있다"고 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은 "미국이 가장 바라는 것은 북한에서 ICBM을 폐기하거나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이겠지만 중국으로 반출하는 것도 미국으로서는 수용 가능한 협상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