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잠시 쉬는 '육아빠', 1년새 50% 늘었다

입력 2019.01.24 03:00

작년 남자 육아휴직 1만7662명… 전체 비율도 13%→18%로 상승
"거부감 줄고 올 휴직급여 오른탓"

중견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이모(38)씨는 지난해 말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작년 초 출산한 아내가 직장에 나가 일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우리 회사가 다소 보수적이라서 망설였지만, 사회적으로 육아휴직을 쓰는 남성이 늘어났다고 알려진 것이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 추이
아이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잠시 떠나는 '육아휴직' 아빠가 1년 사이에 50%가량 늘어났다. 2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는 1만7662명(고용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공무원·교사 등은 제외)으로 2017년(1만2042명)보다 47% 정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남성 비율도 지난 2017년에는 13.4%였는데, 작년에 17.8%로 3%포인트가량 늘었다. 전체 육아휴직자 6명 가운데 1명은 남성인 것이다.

고용부는 "남자 육아휴직에 대한 거부감이 계속 줄어드는 데다 육아휴직 기간에 받는 급여가 올라간 것이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부모 가운데 육아휴직을 두 번째로 사용할 경우 첫 3개월 동안은 육아휴직 급여를 월 최대 250만원까지 주기로 했다. 작년까지는 상한액이 200만원이었다. 또 첫 3개월 이후 나머지 기간(최대 9개월)에 받을 수 있는 육아휴직 급여도 작년(월 50만~100만원)보다 20만원(월 70만~120만원) 올렸다. 이에 따라 올해 육아휴직자는 아이를 키우면서 1년 동안에 최대 1830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남성 육아휴직자는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적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스웨덴의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남성 비율은 45.3%였고, 아이슬란드 45.2%, 노르웨이 39.2% 등이었다.

전문가들은 남성이 육아휴직을 하더라도 가정이 소득 감소로 인한 어려움을 겪지 않아야 육아휴직을 하는 남성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허민숙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우리나라는 여전히 남녀 임금 격차가 크고, 상당수 가정은 여전히 남성이 주 소득원이기 때문에 여성보다는 남성이 육아휴직 시에 소득 감소를 더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육아휴직 제도를 확대하는 데 가장 걸림돌은 돈이다. 육아휴직 급여의 90% 정도는 고용보험기금 실업급여 계정에서 나간다. 육아휴직자가 크게 늘면서 올해는 약 1조1400억원이 고용보험기금에서 빠져나가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실업급여 계정 지출(8조9640억원)의 10%가 넘는다. 이 때문에 "육아휴직 급여 주느라 대량 실업 사태 때 줄 돈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은 "정부가 고용보험기금에만 부담을 미루지 말고 일반 조세로 부담하는 몫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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