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의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나전칠기 작품을 구입하도록 압력을 넣었고 이를 거절한 학예연구실장이 전격 교체됐다고 한다. 손 의원은 과거 국회에서 자신이 발굴한 장인을 칭찬하며 "근현대 나전칠기 작품을 구입하는 것이 박물관의 책무"라고 주장했다. 작년 초에도 박물관을 찾아가 나전칠기 구입을 독려했다고 한다. 하지만 책임자인 학예실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은 현대 미술품을 거의 구입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했다고 한다. 그 학예실장은 작년 10월 지방 박물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물관 측은 "순환 보직 인사"라고 해명했지만 정기인사가 아니었고 인사 대상도 학예실장뿐이었다.

인사 직후 박물관은 나전칠기 작품 구매를 검토했다고 한다. 하지만 "전(前) 정권 블랙리스트 같은 사건을 또 만들고 싶은 거냐"는 내부 반발 때문에 작년 말 나전칠기 구매는 무산됐다. 손 의원이 나전칠기 관련자를 박물관이 채용하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를 사실상 시인했다. 전 정부 때 국립중앙박물관 관장과 문체부에서 나온 고위 공무원이 대통령 관심사에 반대하다가 쫓겨났다. 현 정부와 여당은 그 일을 적폐라며 공격했었다. 그러더니 같은 일을 하고 있다.

손 의원이 작년 2월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을 국회 의원회관으로 불러 부친의 독립유공자 선정을 논의한 사실도 드러났다. 결국 손 의원 부친은 유공자로 선정됐다. 국회의원이 제 아버지 문제로 정부 책임자를 불러 민원을 한 것 자체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손 의원이 국회 문체위원이 되면서 직무 연관성 때문에 주식을 백지신탁한 회사 명의로 목포 문화재 거리 건물 2채를 사들인 것도 공직자 윤리법 위반이라는 논란도 불거졌다. 여당 의원마저 "공직자 윤리에 대해 손 의원은 조금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할 정도다. 손 의원은 그 의원을 향해 "주말까지 시간을 줄 테니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손 의원의 권력과 위세가 놀라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