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음 공방으로 번진 韓日 '레이더 갈등'

입력 2019.01.21 17:40

韓日 '레이더 갈등' 한달째 지속
일본, 레이더 경보음 새로운 증거로 공개
한국 전문가 "경보음, 결정적인 증거 안된다"

2018년 12월 20일 동해 중간수역에서 광개토대왕함에 접근한 일본 초계기. /조선DB
광개토대왕함의 일본 초계기 레이더 겨냥 논란과 관련해 한일간 공방이 한달 째 계속되고 있다. 일본이 21일 저녁 해상자위대 초계기의 탐지음을 공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우리 군 당국은 "주파수 특성과 일시, 방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로그파일을 공개해야 정확한 정보를 알 수가 있다"고 맞서고 있다.

◇"日 공개하는 RWR 경보음, 결정적인 증거 될 수 없어"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은 이날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과 회담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가능하면 오늘 저녁 일본의 최종적인 견해를 정리한 성명과 함께 해상자위대 소속 P-1 초계기가 탐지한 레이더 경보음을 새로운 증거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이 공개하겠다는 경보음은 초계기의 레이더 경보 수신기(RWR)에 기록된 것으로 보인다. RWR은 적기나 대공 무기 레이더가 전파를 발사했을 때 소리와 경고등으로 알려주는 장비로, 일본이 그동안 공개했던 영상에는 RWR 경보음이 나오지 않았었다.

NHK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RWR 경보음은 수색용 레이더가 전파를 발사했을 땐 주기적으로 강약을 반복하는 반면, 사격통제레이더의 경우에는 경보음이 지속적으로 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국내 군사 전문가들은 RWR이 추적레이더 뿐 아니라 탐색레이더에도 반응하는 만큼, 이 경보음이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RWR이 오작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일본이 주파수 대역을 공개하고, 우리 광개토대왕함이 가지고 있는 특정 주파수대와 비교해야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이 공개하겠다는 경고음이 우리 광개토대왕함의 추적레이더로부터 조사를 받았다는 시점의 경고음인지가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며 "부적절한 여론전을 펼칠 것이 아니라 정확한 증거를 제시하고 양국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을 받으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DB
◇강경화-고노 다로, 23일 회담…레이더갈등 담판 짓나

사건이 발생한 지 한달이 지났지만 일본 정부의 주장 후 한국 정부가 이를 반박하고, 이를 다시 일본 정부가 재반박하는 패턴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당분간 이같은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한일간 레이더 갈등은 지난달 21일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이"한국 해군 구축함이 전날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인근 해상에서 경계·감시 임무를 수행 중이던 해상자위대 P-1 초계기를 사격통제레이더로 겨냥했다"며 "예상치 못한 군사 충돌을 초래할 수 있는 극히 위험한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우리 군은 당시 북한 어선을 수색하던 광개토대왕함이 저공으로 빠르게 접근하는 일본 초계기를 식별하고자 영상 촬영용 광학카메라를 켰을 뿐이며 일본 초계기를 추적할 목적으로 레이더를 운용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일본 초계기가 낮은 고도로 위협 비행을 했다는게 우리 군 당국의 주장이다.

한일 군 당국은 그간 실무급 화상회의 뿐 아니라 싱가포르에서 실무회의도 가졌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양국이 각각 공개한 사건 당시 영상에서도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리 군 당국은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오는 23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 계기로 회담을 갖는데, 이 자리에서 레이더 갈등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범철 아산연구원통일안보센터장은 "현장에서 소통이 잘 됐다면 해프닝으로 끝났을 일"이라며 "감정싸움, 외교갈등으로 치닫지 않도록 우리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당국자간 해결로 잘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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