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대초원의 숨결을 느끼다

입력 2019.01.21 03:00

중앙박물관 '황금인간의 땅…'展 -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정교한 금 장식 유물 등 450점
수원아이파크미술관 '포커스…'展 - 카자흐스탄 회화 꽃피운 57인과 고려인 작가 3인의 작품도

'황금인간'
/국립중앙박물관
멀리 있으나 빛날 것은 빛나고야 만다. 황금과 대평원, 연초부터 귀하고 드넓은 세계가 펼쳐진다. 미지에 가깝던 카자흐스탄 미술을 소개하는 국내 최대 규모 박물관·미술관 전시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고대부터 한반도와 교류한 땅, 지난 세기 우리 동포가 옮겨간 광야에서 꽃핀 호연지기를 확인할 기회다. 30일과 2월 16일에는 두 전시를 왕복하는 '아트 버스 투어'가 달린다.

◇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

'카자흐'에는 '자유인'과 '변방의 사람' 두 가지 뜻이 있다. 문명 중심지로부터 먼 곳에 사는 유목민에겐 대초원을 종횡무진할 자유가 있다는 의미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월 24일까지 열리는 '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은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유물 450여 점을 선보인다.

'황금인간'〈왼쪽 사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1969년 카자흐스탄 대표 유적지 이시크 쿠르간에서 인골을 뒤덮은 유물이 발굴됐고, 그것은 고깔형 관모, 카프탄(저고리), 허리띠, 신발, 단검에 이르는 정교한 금 장식으로 이뤄졌다. '황금인간'은 그 재현품을 마네킹에 입힌 것이다. 하늘과의 연결을 상징하는 뾰족한 고깔을 쓰고 있다.

한반도까지 전파된 이들의 금 세공은 감탄할 만하다. 기원전 4~3세기의 '산과 표범 모양 장식' '말을 묘사한 장식' '그리핀 모양 허리띠 장식'은 유려한 초원의 숨결을 표현했다. 초원은 동서 문화의 교차로였다. 기마인의 모습이 장식된 기원전 2~1세기 원형 향로와 아랍어가 새겨진 14~15세기 대접은 그래서 공존한다. 초원의 일상용품인 카펫 '사르마크', 악기 '돔브라', 여성용 안장 '아이엘 에르'도 소개된다. (02)2077-9000

◇포커스 카자흐스탄유라시안 유토피아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3월 3일까지 열리는 '포커스 카자흐스탄―유라시안 유토피아'전은 카자흐스탄 동시대미술을 한국에 소개하는 첫 전시다. 유목민족 전통 마상 경기를 묘사한 카나피아 텔자노프(1927~2013)의 '콕파르'〈아래 사진〉는 이 전시를 함축한다. 약동하는 두 필의 검은 말 위에서 초원과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강렬한 원색의 복장을 한 채 머리칼을 휘날리는 카자흐스탄인. 이를 비롯해 구소련 시절 장식적 민족 예술을 박차고, 러시아 아방가르드를 흡수하며, 현대미술의 혁신 쪽으로 말달린 작가 57인의 작품 109점이 전시된다.

'콕파르'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꼭 봐야 할 그림으로 살리히트딘 아잇바예프의 '전통의상을 입은 소녀'가 꼽힌다. 사막과 고원과 초원, 말과 낙타, 여러 피부색이 뒤섞인 그림들 속에서 말 젖을 발효해 만든 음료 '쿠므스' 등을 발견해 배우는 재미도 있다. 미하일 김(1923~1990) 등 고려인 작가 3인의 작품도 출품됐다. 2층은 카자흐스탄 현대미술을 위한 헌사다. 전통 카펫을 걸어놓고 도축하듯 칼로 썰어놓은 작품 '프랙탈'이나, 이케아 장바구니로 짠 전통복 '차판' 등을 볼 수 있다. 콕파르 장면을 담은 영상 '대초원 늑대들'을 마지막에 배치해 전시의 수미쌍관도 이뤄냈다. (031)228-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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