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 구도심 부동산 대량 매입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손혜원 의원이 20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당에 더 이상 부담을 주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겠다"면서 "(투기 의혹을 최초 제기했던) SBS와 허위사실을 보도한 다른 기사 200여 건을 검찰에 고소할 것"이라고 했다. 손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으로서 문화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때 처신이 신중치 못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영향을 미쳤다면 긍정적인 영향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손 의원은 언론이 있지도 않은 사실을 보도해서 자신의 명예가 훼손된 것인 양 당당했다. 손 의원의 남편, 조카, 측근과 측근의 가족이 2017년 봄 이후 목포 구도심 일대에 구입한 것으로 확인된 부동산이 의혹 제기 첫날 9건에서 15건, 20건, 25건으로 계속 늘어났다. 손 의원은 같은 무렵 국회 발언을 통해서 목포 구도심 개발을 정부에 촉구했고 2018년 8월 해당 지역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손 의원이 속한 문체위 담당 문화재청 예산 500억원을 비롯해 국가 예산 1100억원이 손 의원 측이 매입한 부동산 일대에 투입된다. 손 의원이 금융권에서 대출받은 11억원 중 7억여원을 남편 재단에 기부해 목포 지역 부동산 매입 자금으로 쓴 사실도 확인됐다. 그동안 언론이 손 의원 의혹에 대해 보도한 핵심 내용들이다. 손 의원은 이 중 하나라도 물증을 제시하며 구체적으로 부인한 적이 없다. "투기하지 않았다는 데 의원직과 재산과 목숨을 걸겠다"는 말만 반복해 왔을 뿐이다.

손 의원은 "목포 구도심을 살리기 위해서" 자기 재산을 희생해가며 가치도 없는 부동산을 매입한 것인 양 하더니 그렇다면 왜 남의 명의로 사들였느냐는 지적에는 "내 명의 재산이 증식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앞뒤가 안 맞는 해명을 했다. 손 의원이 대출까지 받아가며 부동산을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가 일반 국민에겐 '살지 않는 집은 파시라'며 대출을 옥죄더니"라며 분노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손 의원의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당 원내대표가 함께 나와 "당에서는 탈당을 만류했는데 본인의 의지가 너무 강해서"라며 손 의원이 억울하게 당을 떠나는 것처럼 감쌌다. 민주당 지도부는 의혹이 불거진 바로 다음 날에 "손 의원의 목포 부동산 매입은 투기 목적이 아니다"라고 서둘러 결론을 내리기도 했었다. 집권당 지도부가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당 초선의원의 의혹을 이처럼 몸을 던져 방어한 일이 언제 있었나 싶을 정도다. 손 의원이 권력의 든든한 배경을 위세 삼고 있다는 야당의 지적이 그럴듯하게 들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