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과 전쟁" 선포...손혜원의 '물귀신 작전'

입력 2019.01.20 14:05 | 수정 2019.01.20 17:39

손혜원, 박지원 겨냥 "배신의 아이콘, 노회한 정치인"
박지원 "단단히 오해...답변할 가치 없어"
‘기득권 vs. 문화지킴이’ 프레임 전환 전략?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투기 의혹을 두고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손혜원 의원은 20일 오전에 열린 국회 기자회견에서 박지원 의원을 ‘배신의 아이콘'이라는 단어로 공격하며 "검찰 조사를 함께 받자"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날 오후 페이스북에 지역일간지 기사사진을 첨부하며 "손 의원의 기자회견에 대해 특별히 언급한 가치가 없다"고 항변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왼쪽)과 김종식 목포시장(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 / 연합뉴스
손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탈당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 직후 마련된 질의응답에서 "박지원 의원과 목포에 고층아파트 건설계획 관련한 분들과 검찰조사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을 에워싼 기자들에게 "(내가) 목포 지역에 국회의원으로 출마할 의향은 궁금하지 않느냐"며 질문을 유도한 후 "목포에 출마하지 않는다. 그러나 배신의 아이콘인 노회한 정치인을 물리치는 후보가 있다면 그 후보의 유세차를 함께 타겠다"고 했다.

◇ 손혜원, 박지원 저격 시작

손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SBS, 중흥건설, 조합 관련자들 그리고 박지원 의원님. 검찰조사 꼭 같이 받자. 궁금한 게 너무 많다"면서 "누가 미꾸라지고 누가 곰인지 진검승부 한 번 가려보자"고 가시돋힌 말을 내뱉었다.

손 의원이 국회 기자회견에서 박 의원을 특정해 공격한 것은 박 의원이 ‘목포 투기 의혹’과 관련해 처음에는 손 의원을 두둔했다가, 추후 입장을 바꾼 데 배경이 있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16일 "손 의원이 적산가옥에서 태어나 은퇴 후 목포 적산가옥에서 살겠다고 한 말을 들었다"며 "손 의원 측 부동산 매입이 투기가 아니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
박 의원과 손 의원의 사이가 틀어진 시작한 것은 18일 오전 부터다. 이 날 다수의 언론보도를 통해 손 의원이 매입한 부동산의 숫자가 9채에서 14채로 늘어나자 박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손 의원이 저에게는 두 채를 샀다고 했다"며 "그런데 (언론 보도처럼)토지 20곳을 샀다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며 입장을 바꿨다.

박 의원은 18일 오후까지만 해도 손 의원을 두둔했다. 그는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손 의원 측에 제기한 이른바 ‘목포 쪽지예산' 의혹에 대해서도 "국비 30억원 예산 지원은 박지원 의원실이 한 것"이라며 일축했다. 송 의원은 2017년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손 의원 측근들이 대거 건물을 사들인 목포 만호동과 유달동 일대에 60억원의 쪽지 예산이 반영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8일 오후 손 의원에 대한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박 의원은 다음날인 19일 오전 "모두 속았다"며 "재주는 곰이 부리고,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저수지물을 다 흐린다"며 손 의원을 비판하는 쪽으로 완전히 돌아섰다. 그는 이어 "22곳 300평 나전칠기박물관 운운은 도저히 납득이 가질 않는다. 손 의원은 처음부터 사실을 이실직고했어야 한다"고 손 의원을 공격했다.

◇ ‘아파트개발(기득권) vs 문화수호자(일반인)’ 프레임 전환

손 의원이 박 의원을 직접 겨냥한 것은 ‘여론전'을 의식한 정치적인 노림수도 존재한다. 낡은 기득권 세력으로 대표되는 박 의원과 자신이 정면대결하는 구도를 만들면 ‘신진세력과 기득권과의 대결' 이슈로 시선을 돌릴 수 있다. 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두 가지 시각이 공존한다. 그가 공직자로서 신중하지 못했다는 비판적 시각과 함께 목포 도심을 살리기 위한 새로운 시도는 긍적적이라는 시각이다.

그는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 의원은 목포시장 세 번 바뀔 동안 계속 목포지역 국회의원 하셨다. 그 기간 중에 서산온금지구 고도제한 풀렸다"고 박 의원과 연관된 의혹을 제기했다. 손 의원은 이어 "저 같은 듣보잡 초선 의원 하나만 밟으면 그곳에 아파트 무난히 지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셨나요"라며 글을 맺었다.

손 의원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은 모두 기득권 세력의 모함이고, 이 의혹을 제기한 측이 서산·온금지구 아파트 건설 관련자들이라고 보는 것이다. 손 의원의 조카이자 목포 부동산을 매입한 손소영씨는 손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 "(목포에서는) 손사모가 결성될 분위기다. 목포 시민들이 들끓고 있다"고 댓글을 달았다.

한편 박 의원은 손 의원의 공격에 즉각 해명에 나섰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손 의원 기자회견 이후 많은 기자들이 코멘트를 요구한다"며 "그에 대해서 특별히 언급할 가치가 없음을 밝힙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목포 지역 일간지인 '목포 투데이' 2017년 9월 20일자 기사를 사진으로 첨부했다. 해당 기사는 박 의원이 목포 유달산 경관 보호를 이유로 서산·온금지구 재개발 사업 추진 반대 입장을 밝혔다는 내용이다.

앞서 박 의원은 이날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에 "손 의원이, 박지원이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반박했다. 박 의원은 "지난 19일에도 재개발조합 회장 등 20명 조합원들이 지역 사무실을 방문해 ‘조선내화' 주차장 매입 알선을 요구했으나 사유재산에 개입할 수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손 의원이 의혹을 제기한 박홍률 전 시장, 김종식 현 시장과의 관계에 대해서 "답변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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