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의 '목포 사랑' 국회 회의록으로 보니...

입력 2019.01.18 06:00

2017년 6월 손의원 조카 등 목포 ‘창성장’ 매입
2017년 11월, 손의원 목포 언급 "공모 받으라"
2018년 1월, 문화재청 공모 실시... 목포 선정
2018년 2월에 "청장바뀌니 달라져...칭찬한다"
‘창성장’에서 220m 거리 맛집 언급
"역사 기반한 도시재생 부탁한다"고 또 요청

‘목포 부동산 매입’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와 소위원회 공식 회의에서, 자신이 요구한 사안을 들어 준 문화재청에 대해, 다른 사안을 이유로 들어 "아주 잘했다"고 칭찬했다. 또 다른 회의에서는 자신의 조카가 공동명의자인 ‘창성장’에서 도보로 5분 떨어진 ‘게살 비빔밥’ 맛집을 언급하며 목포를 홍보했다. 손 의원의 행적을 추적하기 위해 국회 회의록을 살펴봤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조선일보DB
"목포 목조주택 놀라운 관광 자원" 문화재청에 예산 편성 요구
2017년 11월 14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는 예산결산기금심사 소위원회(예결소위) 회의를 열었다. 다음 해(2018년) 예산안을 심사하는 자리다.

이 회의에 참석한 손 의원은 목포와 관련한 발언을 시작했다. "지금 가서 보면, 공주, 부여, 익산뿐만 아니라 근대문화재로 목포 같은 데 목조주택이 그대로 다 있다. 그런데 지금 (목포)시에서는 위에 케이블카(유달산~고하도 해상 케이블카) 놓는다고 지붕만 오렌지색으로 칠하고 있다. 집을 뜯어서 제대로 원위치시켜 놓으면 너무나 놀라운 (관광) 자원이 될 거다."

문화재청이 시행하는 ‘고도(古都) 보존 및 육성 사업’에 대한 발언이었다. 박영근 당시 문화재청 차장(현재는 퇴직)은 "(예산) 집행률이 저조해서 이미 (전년보다) 예산을 50% 삭감해 편성했다. 이 예산으로 내년에 주어진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손 의원은 "문화재청의 행정업무 중 가장 문제를 보여 주는 예산이다, (매년) 84억원을 받다가 (2018년에) 44억으로 반을 잘라서 (예산)안을 낸 이유가 뭐냐"고 질타한다. 이어 "(문화재청이) 해야 되는 일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면서 목포의 오래된 목조주택을 언급한 것이다.

박 전 차장은 ‘고도 보존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예산 지원을 받고 있던 전주·공주·부여·경주에만 예산을 써야 해서 예산 신청액을 줄였다고 답했다. 그러자 손 의원은 "4대 고도만 지원할 게 아니라 각 지역별로 복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문화재청이 공모를 받아 심사를 받으라"고 요구한다. 박 전 차장은 "(예산을 편성하는)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해 보겠다"고 답했다.

그리고 두 달이 지난 지난해 1월, 문화재청은 전국 지자체를 상대로 역대 최초로 면(面) 단위 문화재 개발 사업 공모를 받았다. 개별 건물이 아니라, 일정 구역을 통째로 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식이다. 이 공모에 지원한 11개 도시 중 전남 목포시를 비롯해 전북 군산시·경북 영주시가 지난해 8월 문화재로 등록됐다.

그래픽=김란희
문화재 개발사업 공모 다음 달, "칭찬하고 싶다"
문화재청이 손 의원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자체를 상대로 문화재 개발 사업 공모를 실시한 한 달 뒤, 손 의원은 문화재청을 공개석상에서 크게 칭찬했다. 손 의원의 발언 내용이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있었다. (문화재)청장 하나 바뀌고 이렇게 세상이 바뀝니다. 목포에 1937년에 만들어진 ‘조선내화’라는 지금은 비어 있는 공장이 있다. 유달산과 바닷가 사이의 최고의 땅에 14층짜리 유달산을 가리는 아파트가 들어오기로 2017년 8월 24일 기사가 나왔다. 그 기사가 나오고 조선내화 주인들이 문화재청에 요청해서 불과 한 달여 사이에 아파트가 될 뻔했던 건물이 근대산업유산으로 지정이 됐다. 문화재청이 발 빠르게 움직여서 아파트 허가를 무산시킨 것에 대해 칭찬을 해 드리고 싶다."

이어서 손 의원은 ‘도시재생’을 언급한다. 자신의 친척과 지인의 이름으로 매입한 부동산과 관련 있는 현안이다. "조선시대 유산 만이 문화유산이 아니다. 당인리 화력발전소 굴뚝도 산업유산이 될 수 있고, 양화진 묘역이나 절두산 성당도 근대문화유산이다. 문화부에서 이것을 보호해야 우리나라의 정체성이 살아난다. 도시재생에서도 문화부와 문화재청이 계속 관심을 갖고, 우리 역사에 기반한 도시재생을 이루어 줄 것을 부탁한다."

지난해 8월, 문화재청은 전남 목포시 만호동·유달동 일대 11만4038㎡(6만4860평)을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면(面) 단위 문화재’로 등록했다. 문화재청은 "만호동·유달동은 1897년 개항 이후 목포가 격자형 도로망에 의해 근대적 계획도시로 변모해 가는 과정과 당시의 생활상 등을 엿볼 수 있는 중심지역"이라며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까지를 아우르는 다양한 근대건축 유산 등이 자리 잡고 있어 보존·활용 가치가 높은 곳"이라고 했다.

지난해 8월 전남 목포시 창성장을 홍보하는 목포MBC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창성장은 손 의원의 조카 등 3명이 공동으로 매입한 뒤 게스트하우스로 리모델링됐다./ 유튜브 캡처
"목포 게살비빔밥집 미어 터진다…미술관 짓자"
손 의원은 공식 회의 석상에서 목포에 대한 관심을 자주 드러냈다.

지난해 8월 28일 열린 국회 문광위 예결소위 회의에선 외국인들이 지방 여행을 가기에 관광 자원이 부족한 이유를 지적하면서 목포의 게장 비빔밥을 언급했다. "굉장히 심각한 것이 음식이다. 바닷가 어디를 가도 전부 다 횟집이다. 메뉴가 똑같다. 목포도 다 똑같지만, ‘장터’라는 게살비빔밥집이 있다. 그 집은 그것만 하는 데 (손님으로) 미어 터진다. 문어면 문어, 낙지면 낙지 등 지역 특성을 살려서 단품으로 음식을 개발해야 한다." 손 의원이 말한 음식점은 전남 목포시 중동의 ‘장터식당’이다. 손 의원의 조카가 공동 명의자 중 한 명인 ‘창성장’에서 직선거리로는 220m쯤 떨어져 있고, 도보로 5분쯤 걸린다.

손 의원은 이 회의에서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핵심 콘텐츠가 있어야 하고, 숙소가 있어야 한다면서 쿠바의 예를 들었다. "쿠바에 가면 까사(casa)라는 게 대중화 돼 있다. 스페인어로 ‘집’이라는 뜻이다. 쿠바의 까사는 사람들이 살면서 방을 내주는 거다. 우리나라에 까사 문화를 만들고, 그런 까사가 10개, 20개 모여 있는 구도심에서 주말이면 축제가 열렸으면 좋겠다."

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창성장을 홍보하면서 ‘세 청년의 꿈이 깃든 목포 casa 창성장’이라는 글을 올렸다. 창성장 간판에도 ‘MOKPO CASA(목포 까사) 1’이라고 적혀 있다.

손 의원은 국립현대미술관 분원을 목포시에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14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예결소위 회의에선 국립현대미술관 분원을 광주광역시, 전북 전주시, 전남 진도군 등에 지어야 하느냐는 논의가 오갔다. 그 때 손 의원은 "(국립현대미술관) 수묵관을 하나 짓는다면, 진도보다는 광주광역시나 목포시가 더 맞지 않느냐"고 했다. 애초에 논의 대상에 없었던 지역인 목포시를 검토하자고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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