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질지수(AQI)가 높아질수록 스모그 속에서 번식하는 박테리아가 개체를 늘려 오염을 심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주말 베이징을 포함한 중국 수도권과 장쑤성, 산둥성 등 일부 지역에서는 올해 최악의 스모그가 발생했다. 이들 지역의 스모그는 겨울철 북서풍의 영향으로 대체로 하루 정도의 시차를 두고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4일(현지 시각) 북경대 부유세균연구소의 마오셩야오 교수가 최근 발표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스모그 속 박테리아가 황산염, 질산염과 같은 오염물질을 먹으며 개체 수를 늘리고 있다"며 "박테리아들끼리 뭉치면 가장 위험한 형태의 오염 중 하나인 미세먼지가 형성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마오셩 교수는 연구진과 함께 2017년과 2018년 공기질지수가 가장 낮았을 때와 높았을 때의 대기 샘플을 각각 2개씩 채취해 그 속에서 부유하는 박테리아를 조사했다. 이들은 이를 통해 스모그가 심할 때 훨씬 더 많은 양의 박테리아가 번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공기의 질에 따라 특정 박테리아의 수가 변화하는 모습도 관찰했다. 일부는 늘고 일부는 줄어드는 식이다. 채취한 박테리아 중 70%는 실험실에서도 번식에 성공했다.
마오셩 교수는 이들 박테리아가 스모그 속에 있는 오염물질을 먹고 번식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테리아들이 오염물질을 먹는 대신 또 다른 휘발성 유기 화학물질을 배출해 공기 질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개체 수가 늘어난 박테리아들이 서로 결합해 미세먼지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런던 킹스칼리지의 프랭크 켈리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이런 정보를 실제로 접한 것은 처음"이라며 "우리는 이렇게 다양한 박테리아들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이들을 공기 중에 방치하고 있다"고 했다. 마오셩 교수는 공중에 떠다니는 스모그 박테리아가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알러지 환자들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