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먼지 농도가 1㎥당 100㎍(마이크로그램)을 넘어가는 '초고농도' 미세 먼지는 중국 등 국외에서 미세 먼지를 실어오는 편서풍이 강해지고, 한반도에는 강풍이 불지 않는 상대적으로 온화한 날씨가 이어질 때 발생한다.
이번 미세 먼지 습격도 이런 기상 조건을 충족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까지는 북동풍이 불다가 오후 1시쯤부터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 북서풍이 불었다. 서울을 기준으로 오전 0.8m/s 수준이던 풍속은 오후 2~3시쯤 2.5~3.0 m/s로 다소 상승했다. 중국 등 국외 먼지를 실어 온 후 한반도에서는 정체 현상을 일으키기에 적정한 수준의 풍속이었다. 13일에도 서풍과 북서풍이 불었고 풍속은 0.4~2.9m/s 수준이었다. 이날 전국의 미세 먼지 농도는 오전에 '나쁨'으로 시작해 저녁엔 '매우 나쁨'까지 올랐다. 국외 미세 먼지 유입과 국내 배출 미세 먼지의 정체가 계속되면서 14일에는 공장 가동, 자동차 운행 등 미세 먼지 배출원 활동이 적은 새벽부터 서울(새벽 6시 기준 106㎍/㎥) 등 전국 곳곳의 미세 먼지가 100㎍/㎥을 넘어섰다.
이렇게 쌓인 미세 먼지는 북쪽에서 한파가 내려와야 비로소 해소된다. 강풍이 불면서 대기가 순환하고 이 과정에서 미세 먼지가 확산되는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5일 오후부터 고농도 미세 먼지 현상이 차츰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과학원 측은 "오전에 대기 정체로 국내외 미세 먼지가 축적된 후 낮 동안 대기 확산이 원활해지면서 고농도 미세 먼지가 남진하여 중부 지역부터 농도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상청도 이날 오후부터 해안과 강원 산지를 중심으로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서울 등 내륙 지방에도 곳곳에서 강풍이 불 것으로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