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日에 배치되는 영·프 군함

입력 2019.01.15 03:16

재작년 8월 일본을 방문한 메이 영국 총리가 해상자위대를 찾았다. 메이는 최신예 헬기 항모인 이즈모함에도 올랐다. 그녀를 영접한 오노데라 일본 방위상은 "지금의 이즈모함은 러일전쟁 때 일본제국 해군의 기함(旗艦)으로 러시아 함대를 격파했던 군함과 이름이 같다"고 했다. 방위상은 "러일전쟁 당시 영국이 제조해준 이즈모함 덕분에 일본이 승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메이는 "일본과 영국은 오랜 협력 관계에 있었는데, 방위 문제에서 이제 두 나라는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4개월 뒤 오노데라 방위상이 영국 남부 포츠머스 해군 기지를 찾아 영국 최신예 항모인 퀸 엘리자베스함에 올랐다. 외국 고위급으론 처음으로 이 배에 오른 오노데라는 "퀸 엘리자베스가 아·태 지역에 전개될 경우 이즈모함과 연합훈련을 하자"고 제안했다. 

[만물상] 日에 배치되는 영·프 군함
▶지난주 메이 총리는 런던에서 아베 일본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대북 압박을 위해 영국 호위함을 일본 근해에 배치하겠다"고 했다. 다음 날 일본·프랑스의 외교·국방장관들이 '2+2' 회담을 열고 북한 감시를 위해 해상초계기와 프리깃함으로 구성된 프랑스 함대를 일본에 파견한다고 밝혔다. 영국·프랑스가 일본과 안보 협력을 굳게 하는 것은 대북 제재 감시 등 북핵 저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캐나다가 해상초계기를 보내 북의 제재 위반을 감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 본질에는 국제정치 역학도 반영돼 있다. 영국의 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로 유럽에서 한 발 빼게 된 영국은 글로벌 전략 차원에서 미국과의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 미국은 팽창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대북 압박을 위해 영국의 도움이 필요하다. 트럼프 취임 초기 북한 폭격론이 논란이 될 때 영국 공군이 일본에서 훈련해 주목을 받은 적도 있다. 프랑스 역시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본능'을 갖고 있는 나라다. 그런 강대국 입장에서 아·태 지역에서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는 필수적일 수 있다.

▶대북 제재 측면에선 도움이 되는 움직임이지만 모든 것이 일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사실은 우리를 불편하게도 한다. 일각에선 110여 년 만의 '제2의 영일(英日)동맹'이라고도 한다. 당시 우리는 세계 최약소국이었고 지금은 GDP 세계 10위권 국가다. 같이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렇긴 해도 한반도 주변 안보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저 김정은만 쳐다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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