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체육계 성폭력 엄중처벌"...체육회,선수촌장-사무총장 선임 연기

입력 2019.01.14 15:53

자료사진=대한체육회
대한체육회가 국가대표 선수촌장 및 사무총장 선임을 1∼2주 연기한다.
체육회는 당초 15일 1차 이사회 승인 직후 새 선수촌장과 사무총장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8일 '쇼트트랙 에이스' 심석희가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만17세 때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스포츠계가 발칵 뒤집혔다. 9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긴급 브리핑을 갖고 체육계 성폭력 근절 의지를 표명한 가운데 스포츠계 '미투' 운동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전직 유도선수 출신 신유용이 13일 자신의 코치로부터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데 이어, 미디어 및 여성체육단체를 통해 선수들의 제보와 동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조재범 코치를 강력처벌해주세요'라는 청와대 청원에는 12월18일 이후 무려 26만 명(14일 오후 3시 현재) 이상이 서명에 동참했다.

 국민적 분노가 폭발한 가운데 급기야 14일 문재인 대통령은 새해 첫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체육계 성폭력에 대한 강력한 근절 대책을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체육계는 과거 자신들이 선수 시절 받았던 도제식의 억압적 훈련방식을 되물림하거나 완전히 탈퇴하지 못한 측면이 없는지 되돌아보고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쇄신책을 스스로 내놓아야 할 것"이라면서 "성적 향상을 위해 또는 국제대회 메달을 이유로 어떠한 억압과 폭력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야말로 드러난 일 뿐 아니라 개연성이 있는 범위까지 철저히 조사, 수사하고 엄중한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사나 수사과정에서 피해자들이 2차 피해가 없도록 철저하게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한 보장 하에 모든 피해자들이 자신을 위해서나 후배들을 위해 나아가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피해를 용기 있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국가대표 선수 성폭력이 선수촌 내에서 버젓이 이뤄졌다는 주장에 대해 체육회 책임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세계남자핸드볼선수권 남북단일팀을 격려하기 위해 독일로 출국했던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12일 급히 귀국했다. 휴일인 13일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체육회는 사태 파악 및 수습에 전념하기 위해 사무총장, 선수촌장 등 인선 발표를 일단 미루기로 했다. 15일 이사회 후 이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빙상, 유도 등 회원종목단체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을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못한 데 대해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 근절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23일 2년 임기만료를 일주일 앞둔 선수촌장 및 주요 임원 등도 사퇴할 예정이다. 체육회는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24일경 부촌장을 우선 선임하고, 31일경 이사회 승인을 거쳐 사무총장 및 선수촌장을 발표, 임명하기로 했다.
한편 17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리는 훈련개시식은 언론 등 외부에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다. 체육회는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빙상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 각 회원 종목단체 선수, 지도자, 임원들이 집결해 성폭력 근절과 새로운 체육의 미래를 위한 자정 선언을 할 계획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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