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트레비 분수 동전, 4월부터 시 예산으로...가톨릭계 '반발'

입력 2019.01.14 11:10 | 수정 2019.01.14 11:12

오는 4월부터 이탈리아 로마의 트레비 분수에 던진 동전이 로마시 예산으로 활용된다.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렸던 로마시가 결국 관광객이 소원을 담아 던진 동전까지 사용하기로 하자, 동전을 기부받아 자선사업을 해온 가톨릭계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7월 로마 트레비 분수에 관광객들이 모여 동전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13일(현지 시각)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로마 시의회는 4월 1일부터 관광객이 트레비 분수에 던진 동전을 예산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지난달 말 승인했다. 버지니아 라기 로마시장은 "매일 관광객들이 분수에 던지는 4000유로(513만원) 상당의 동전이 시 행정부에 속하게 된다"고 밝혔다.

로마시는 원래 트레비 분수에 쏟아졌던 동전을 가톨릭 자선단체인 카티라스에 기부했다. 이 단체는 기부금을 저소득층 식품 지원, 노숙자 급식소 운영 등에 사용됐다. 이탈리아 주교회 일간지인 아베니어는 지난 12일(현지 시각) 토요일판 1면 기사에서 시의회에 대해 "빈곤층의 적"이라며 "가난한 자들로부터 돈을 빼앗은 격"이라고 비판했다. 카티라스 수장인 베노니 암바루스 신부는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 선택이 최종 결정은 아니길 바란다"고 했다.

이 같은 논쟁은 과거에도 있었다. 로마 시의회는 2017년에도 이 같은 방안을 추진했지만 가톨릭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커 무산됐다. 텔레그래프는 "수백만명의 관광객들에게 전통이 된 동전 던지기가 로마 당국과 가톨릭 간 씁쓸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레비 분수는 고전영화 속 명장면에 나오며 유명세를 타게 됐다.
1954년 미국 영화 ‘애천(愛泉·Three coins in the fountain)’에서 로마에 온 세명의 여인이 트레비 분수에서 동전 세개를 던져 소원을 성취한다는 내용이 담기자 관광객들 사이에서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던지는 전통이 생겼다. 트레비 분수에서 동전 한개를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고, 두개를 던지면 평생 함께 할 인연을 만나고, 세개를 던지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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