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검찰 포토라인 '패싱'한 이유는?

입력 2019.01.12 03:00

檢 의도대로 끌려가지 않겠단 뜻… 대법원장에 간접적 불만 표출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11일 검찰 포토라인에 서지 않고 곧바로 검찰 청사로 들어갔다. 대신 출두 전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혔다. 이례적인 일이다. 더구나 전날 법원노조는 "양 전 대법원장 기자회견을 원천 봉쇄하겠다"고 예고했다. 충돌이 예상됐는데 양 전 대법원장은 이를 강행했다. 그는 대법원 앞에서 5분 동안 기자회견을 했고, 검찰 포토라인은 10초 만에 그냥 지나쳤다.

양 전 대법원장과 가까운 사람들은 "검찰 포토라인에 서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했다. 변호인 측에선 "출두 며칠 전에 입장을 미리 밝히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지만 양 전 대법원장은 출두 당일 대법원 앞 기자회견을 고수했다고 한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 거래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포토라인에 서지 않은 건 검찰 의도대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라고 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을 겨냥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앞서 이 사안을 조사한 대법원 특별조사단은 지난해 5월 "형사 처벌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김 대법원장은 이를 뒤집고 작년 6월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며 이 사건을 사실상 검찰로 넘겼다. 이후 전·현직 판사들에 대한 수사가 대규모로 이뤄졌고, 이에 대한 고참판사들과 소장판사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법원 내부도 둘로 쪼개졌다. 한 고법부장 판사는 "상황을 여기까지 오게 한 김 대법원장에 대한 불만의 표시도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양 전 대법원장 소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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