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봉 1억 은행원들의 파업, 노조 천국 한국

조선일보
입력 2019.01.09 03:18

평균 연봉 9100만원인 KB국민은행 노조가 어제 파업을 했다. 전 직원에게 300% 성과급 지급, 전 직원 임금 2.6~5.2% 인상, 실적 낮아 승진 못 해도 임금 인상, 임금피크제 완화, 점심 시간 중 PC 전원 차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돈 잔치, 철밥통 잔치다. 이 은행 고객 수는 3000만 명이고 전국 영업점이 1058곳에 달한다. 어제 큰 혼란은 없었지만 일부 고객이 불편을 겪었다. 어제는'경고'이고 요구를 안 들어주면 2차, 3차, 4차, 5차 파업을 하겠다며 일정을 예고했다.

국민은행은 아직도 연공서열식 호봉제다. 그래서 연차가 쌓여도 직급 승진을 못 하면 임금 인상을 제한하는 제도를 확대하려고 했다. 국내 4대 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만 제대로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실적 압박이 싫다"고 결사반대라고 한다. 세상 모든 직장인이 크든 작든 모두 실적 압박을 받는데 KB국민은행 노조는 '우린 예외'라고 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3조원 안팎 사상 최대 순이익을 냈을 것이라고 한다. 임직원들의 노력도 있겠지만, 대부분 앉아서 '이자 장사'로 번 돈이다. 내부 혁신이나 새로운 수익,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 낸 것이 없다. 관치(官治) 탓도 하지만 주요국 가운데 금융 경쟁력이 우리처럼 뒤처지는 나라가 없다. 동남아 국가만도 못하다고 한다. 그래도 우리나라 은행원 4명 중 1명이 억대 연봉을 받는다. 이런 '황금 철밥통'들이 고객을 볼모로 잡고 파업한다. 노조 천국이 있으면 여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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