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생일날 베이징으로 달려간 까닭은?

입력 2019.01.08 20:00 | 수정 2019.01.08 23:25

①2차 미북 정상회담 앞두고 보험들려는 의도
②미국 상대로 몸값 올리고
③중국에는 경제 지원도 요청할 듯

조선중앙TV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차 방중을 위해 평양을 출발했다고 8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김 위원장의 출발 영상으로,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동행한 사실이 확인됐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8일 중국을 방문한 것을 두고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의 방중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미북정상회담 일정을 "머지않아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지 이틀만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로 향하는 길에 기자들에게 양국이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를 협상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정은은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이나 미북정상회담 등 주요 외교 일정 직전에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회담했다. 미북정상회담에 앞서 북중정상회담을 개최함으로써 중국은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

북한으로선 확실한 우군을 확보함과 동시에 미·중 사이에서 자신들의 몸값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미북 협상 진전으로 대북 제재가 완화될 경우에 진행할 경제 협력에 대해서도 중국으로부터 얻어갈 수 있다.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 △한미연합훈련 영구 중단 △한반도내 미 전략자산 배치 중단 △평화협정을 위한 다자 협의를 요구했다. 이러한 제안은 중국의 이해 관계와도 부합한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밝힌 세 가지 사항은 중국의 목소리와 일치한다"며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이 세가지 사항을 관철하라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김정은이 시 주석의 초대를 받아 중국을 갔다는 것은 미북정상회담이 상당히 가시권에 들었다는 방증"이라면서 "북미 간 물밑 접촉을 통해 초기 단계 비핵화 조치와 초기 단계 제재 완화 방안이 협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초기 단계 제재 완화 조치를 취했을 때, 북한에 실질적인 경제 지원을 해줄 수 있는 나라는 중국"이라며 "이번 북중정상회담에선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이번 (김정은의) 방중에 대미 비핵화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외교 핵심 실세들이 동행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제4차 북중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및 대북 제재 완화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될 것"이라며 "비핵화 문제에 대해 논의하면서 (김정은은)시 주석에게 식량 지원 등 대북 경제지원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이어 "김정은이 만약 작년과 같은 패턴대로 남북 또는 북미 정상회담 전에 시 주석과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면 오는 2월 초순이나 중순에 서울 답방이나 2차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탄 것으로 보이는 벤츠 차량이 8일(현지시간) 베이징역을 떠나고 있다./연합뉴스
일각에서는 미·북 간 장기화된 협상 교착 국면을 뚫기 위한 ‘김정은식 대미(對美) 압박 카드’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비핵화 진전과 대북 제재 완화를 두고 미국과 북한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북한이 중국이라는 지렛대를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이번 북중 정상회담은 2차 미북정상회담의 공식 일정이 나오기 전에 이뤄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에 알았다면 문제가 안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미국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미북 물밑 접촉에 대해서도 "최근 북한 매체의 톤을 보면 미국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다. 만약 협상이 잘되고 있다면 나오지 않았을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핵 협상이 장기화될 때 북한의 경제를 유지시켜줄 수 있는 나라가 중국"이라며 "미북 협상이 잘 안풀릴 때를 대비해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베이징을 직접 찾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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