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참총장과 군 인사 머리맞댄 靑행정관은 30대 1년차 변호사

입력 2019.01.07 15:27 | 수정 2019.01.07 21:29

靑 "행정관도 대통령 비서...출신·기수 따른 승진범위 이야기할 수 있다"

청와대는 7일 군 장성급 인사자료를 잃어버린 뒤 사표를 낸 청와대 인사수석실 정모 전 행정관(36)이 사고 당일 김용우 육군참모총장과 만나 인사 관련 논의를 한 사실을 인정했다. 한편 지난 2017년 9월 자료를 잃어버리는 사고를 낸 정 전 행정관은 청와대 임용 직전 변호사 실무수습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갓 변호사가 된 30대 청와대 행정관이 육참 총장을 카페로 불러내 군 인사를 논의한 것이다. 청와대는 "행정관이 육참총장을 못만난다는 법은 없다"고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군(軍) 인사 직전인 지난 2017년 9월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을 청와대 밖 카페에서 만난 정 전 행정관이 들고나갔다 잃어버린 자료에 대해 "공식 문서가 아니고 정 행정관이 군의 인사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임의로 만든 자료"라며 "김 총장을 만나 논의하기 위해 가져간 대화자료"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습과 준비가 덜 된 행정관이 육참총장을 만나러 가는데 자신이 파악한 군 인사 상황이나 돌아가는 시스템을 본인이 정리해 가져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준장 진급자 삼정검 수여식에 참석한 모습. /청와대 제공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정 전 행정관이 군 인사에 대해 김 총장과 구체적으로 논의한 정황을 전했다. 육사 출신 여부, 승진 대상 기수 등 장성 진급 인사의 범위와 대상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한 것이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의 지침을 받아 일하는 인사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은 대통령의 철학과 지침에 대해 추천권자인 육군참모총장과 얼마든지 이야기할 수 있다"며 "어떤 사람을 승진시키고 탈락시키고 (논의)하는게 아니고, 대통령이 갖고 있는 군 인사에 대한 방침과 큰 방향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논의하고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성 진급 인사에서 기수는 어디까지 올릴지, (육군의 경우) 육군사관학교에 편중돼 있는데 그것을 고치기 위해 학군이나 3사 출신은 어떻게 올릴지, 대통령이 우대하겠다고 밝힌 야전에서 일한 장교들에 대한 내용들을 얼마든지 이야기할 수있다"며 "그런 자료는 육군참모총장과 논의하고 협의하기 위해 가지고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총장을 만날 때 되도록이면 인사수석이나 비서관이 만나는 것이 예의에 합당하지만 행정관이 못만난다는 법은 없다"며 "4급 행정관이든, 인사수석이든 다 똑같이 대통령의 지침을 받아 수행하는 비서"라고 말했다. 그는 "(정 행정관이) 새로 맡은 일에 대해 의욕은 앞서고, 초기부터 상황을 빨리 듣고 파악하고 싶고 그래서 육참총장에게 한번 뵐 기회를 달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도 했다.

김 대변인은 다만 "상관의 지시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라고 선을 긋고, 정 전 행정관의 자발적 행동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이같은 임의 문서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청와대 밖으로 나갈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2017년 9월 자료를 잃어버리는 사고를 낸 정 전 행정관은 같은해 초 합격자를 발표한 변호사시험 6회 출신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르면, 정 전 행정관은 9월 당시 변호사시험 합격자들이 필수적으로 거쳐야했던 6개월간의 실무수습 기간을 갓 마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정 전 행정관은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후보 선거캠프에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야당은 청와대 행정관이 군 수뇌부를 불러 군 인사를 논의한 사실을 지적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코미디 같은 일"이라며 "청와대 행정관 위세가 그렇게 강한 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일개 청와대 행정관이 육군 최고책임자인 육군 참모총장을 카페로 불러내 보고받고, 그 자리에는 준장 승진대상자가 동석하고, 갖고 나갔던 인사자료는 분실했다고 한다"며 "청와대가 비틀거리고 있다. 이쯤되면 막 가자는 것"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청와대 직원의 권한남용이 도가 지나치다"며 "(문재인 정부는) ‘청와대 정부’라고 누차 비판해왔는데, 이번 사안을 보니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또 같은 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청와대에서 ‘행정관이 의욕적으로 일하다 보니까 그랬다’고 해명했다니 난센스"라며 "참모조직의 행정관이 계선조직인 육군 군정책임자를 부르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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