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참총장 불러낸 30대 靑행정관…野 "코미디, 난센스"

입력 2019.01.07 10:46 | 수정 2019.01.07 15:18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이 군(軍) 인사 직전인 2017년 9월 김용우 육군 참모총장을 청와대 밖 카페에서 만나고, 그 뒤 장성급 인사자료를 분실한 것과 관련해 야권의 비판이 거세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에 대해 "한편으로는 참 이해가 안 돼서 저 스스로도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청와대 행정관이 인사파일을 들고 육군 참모총장과 집무실도 아니고 청와대도 아닌, 바깥 카페에서 인사 대상자가 되는 사람과 같이 만난 것"이라며 "(행정관이) 참모총장 집무실을 찾아가든가, 국방부 내 회의실을 빌리든가, (참모총장이) 청와대에 오든가, 청와대에 들어오기 힘들면 서별관에서 잠시 만나든가 얼마든지 공식적으로 보이는 절차와 과정, 형식들이 있었을 텐데 왜 그랬을까"라고 말했다.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 위원장 왼쪽은 나경원 원내대표. /뉴시스
김 위원장은 "청와대 행정관 위세가 그렇게 강한 건지 잘 모르겠다"며 "인사파일 들고 골목골목 동네 카페를 찾아가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정부 청와대가 어떤 청와대인지 모르겠다"며 "기가 막힌 상황이다. 이게 청와대가 맞느냐, 이런 청와대가 있을 수 있나"고 했다. 육군 참모총장을 불러낸 정모 행정관은 30대의 변호사 출신으로 알려졌다. 정 행정관은 인사자료 분실을 이유로 대기발령 조치된 뒤 의원 면직됐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와대 행정관이 외부 사적인 공간에서 육군 참모총장을 불러낸 뒤 군 장성급 인사자료를 분실했는데, 이에 대한 관련기관 조사 등 사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가관리상 허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분실된 자료를 만약 불순세력이 악용할 경우 안보에 큰 위협이 될 수도 있어 이는 엄중한 사안"이라며 "청와대의 안일한 대응에 대해 국회가 따져물어야 한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청와대 행정관이 인사파일을 사적 공간에서 육군 참모총장과 논의했다는 것은 참모총장 추천권에서부터 사전에 청와대가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이 나온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손학규 대표. /뉴시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당 회의에서 이에 대해 "청와대 직원의 권한남용이 도가 지나치다"며 "과연 정상적인 청와대 운영이라 할 수 있는지 아연실색할 상황"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 행정관이 의욕적으로 일하는 상황이라는 청와대 해명을 누가 믿겠으며, 육군 참모총장의 처신도 납득이 어렵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청와대 정부라고 누차 비판해왔는데, 이번 사안을 보니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사안에 대해 해당 행정관이 육군 참모총장을 어떤 사유로 만났는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자료 분실 경위는 어떻게 되는지 정확하게 진실을 밝혀 국민께 알려야 한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해당 행정관에 대한 책임이 있는 자들을 엄중 문책해 청와대 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청와대 내부 감찰 기능이 대단히 허약한 상황인데, 이번 기회에 문제가 되고 있는 청와대 특별감찰반을 내부 감찰기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야권 인사들은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서도 비판적인 메시지를 냈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일개 청와대 행정관이 육군 최고책임자인 육군 참모총장을 카페로 불러내 보고받고, 그 자리에는 준장 승진대상자가 동석하고, 갖고 나갔던 인사자료는 분실했다고 한다"며 "청와대가 비틀거리고 있다. 이쯤되면 막 가자는 것이냐"고 했다. 장 의원은 "청와대 행정관도 안하무인이지만 육군 참모총장부터 경질해야 한다"고도 했다. 장 의원은 "청와대가 집권 2년도 되지 않아 권력에 취해 비틀거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참담하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번 정부에서 국방장관은 천안함 사과를 받지말자고 하고 육군참모총장은 청와대 행정관이 부르면 달려간다고 한다"며 "청와대에서 ‘행정관이 의욕적으로 일하다 보니까 그랬다’고 해명했다니 난센스다. 참모조직의 행정관이 계선조직인 육군 군정책임자를 부르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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