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백악관의 국가안보회의(NSC)에 몸담았던 미 예비역 장성이 "중국이 5G 이동통신을 지배하게 되면 중국이 도시를 무기화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런 경고를 제기한 이는 로버스 스폴딩 미 공군 예비역 준장이다. 블룸버그 통신이 입수한 그의 정책 제안서에는 "5G 기술과 망을 지배하려는 중국의 욕망이 전 세계에 중대한 안보 위협이 될 것이며 새롭고, 안전한 통신망을 구축해 중국의 지배를 좌절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담겼다.
스폴딩은 "지금으로선 세계 통신 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화웨이나 ZTE 같은 중국 업체들과 경쟁에서 이기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수십억 개의 기기를 연결하는 5G망을 중국이 지배하게 되면 중국은 전 세계에 대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고 대규모 감시망도 구축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스폴딩은 "중국이 사물인터넷 네트워크 시장을 장악하게 되면 중국이 도시를 무기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가 갑자기 인도로 돌진해 무고한 보행자를 살육하거나, 드론이 여객기 엔진을 향해 날아드는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5G를 통한 세계의 연결성이 더 강화될수록 중국의 교란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스폴딩은 그에 대한 대안으로 "3년 안에 네트워크 장비를 감시할 수 있는 망을 구축해 사물 기기가 중국의 통제에 들어가는 순간 이를 중국과 단절시켜 고립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스폴딩은 이상의 주장을 담은 제안서를 직접 만들어 국가 안보 전문가들에게 최근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안보 전문가들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스폴딩은 작년 초 '중국에 맞서 5G 네트워크 개발에서 정부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가 민간 기업들의 반발을 산 끝에 결국 NSC를 떠났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율주행차 운행,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신경망'으로 불리는 5G에서 중국 기술과 장비가 세계의 표준이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IT 업계 거물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5G 등의 분야에서 미국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 마크 워너 상원 의원과 공화당 마르코 루비오 상원 의원은 중국의 기술 도둑질을 막기 위한 '주요 기술 보안실'을 백악관에 설치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제안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정계의 이 같은 대중 압박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나는 우리가 중국과 합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중국이 정말로 합의에 도달하기를 원한다고 본다. 중국은 합의를 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과 방대한 무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시진핑 주석과 내가 깊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