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기재부, 신재민 고발 철회하라"

입력 2019.01.05 03:00

"입막음용으로밖에 안 보여"
폭로 6일만에 뒤늦게 논평

참여연대가 청와대의 적자(赤字) 국채 발행 압박과 기획재정부의 민간 기업 사장 교체 개입 의혹을 폭로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사건과 관련해 4일 정부에 "신 전 사무관에 대한 고발을 철회하라"고 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오후 '신재민 전 사무관에 대한 기재부의 고발은 지나치다'는 논평을 내고 "내부 고발을 가로막는 고발과 소송 남발, 인신공격을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신 전 사무관은 지난달 29일 폭로를 시작했다. 하지만 참여연대, 민변 등 '공익 제보자 보호'를 주장했던 진보 단체들은 침묵했다. 지난 3일 신 전 사무관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고 "정권이 바뀌니 시민단체가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자 6일 만에 논평을 낸 것이다.

정국정(왼쪽) 대표와 2015년 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던 문재인 대통령.
정국정(왼쪽) 대표와 2015년 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던 문재인 대통령. /정국정 대표
참여연대는 이날 "전직 공무원이 자신이 보기에 부당하다고 생각한 사안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검찰에 고발부터 하고 보는 행태는 입막음을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기재부가 스스로 해명했듯 정책적 의견 제시와 협의일 뿐이라면, 그 배경과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부 고발에) 고소·고발로 대응했던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달리 이번 사건을 정책 결정과 추진 과정에 관한 정보들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의 신뢰를 얻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참여연대는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며 신 전 사무관에 대해 인신공격 발언을 한 여당 의원들도 비판했다. "정책적 반박이나 설명을 내놓았어야 할 여당과 일부 의원이 공개적으로 인신공격을 퍼붓는 행태는 또 다른 숨은 내부 제보자들을 위축시키는 효과로 이어진다"고 했다.

공익 제보자들이 모인 시민단체도 정부 대응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내겠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공익제보자모임' 정국정(56) 대표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정부나 여당이 지금처럼 제보자를 헐뜯고 수사하는 식으로 입을 막으려 한다면 앞으로 누가 내부 고발을 하겠느냐"며 "정권의 입맛에 쓴 폭로라고 해서 포용하지 않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촛불 정신이냐"고 했다. 이 단체에는 공익 제보자 6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정 대표는 "2012, 2017년 대선 때 모두 공익 제보자 보호를 공약했던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최근 신 전 사무관과 김 수사관에 대한 정부·여당의 대응을 보면서 상당수 회원이 큰 실망을 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2012년 12월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공익 제보자들을 모아놓고 '우리가 보호해주겠다'고 한 말이 아직 생생하다"고 했다.

정 대표는 한 대기업에서 납품 비리를 고발한 후 해고돼 공익 제보자 보호 운동을 해왔다. 공익제보자모임에는 2002년 공군 차세대 전투기 사업 의혹을 제기한 조주형 전 대령(당시 공군시험평가단 부단장), 2010년 우정사업본부 사업 관련 업계 로비를 제보한 이용석 전 연세대 교수, 2012년 인사 비리를 고발했던 심평강 전 전북소방안전본부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정 대표는 "오는 7일 회원들과 모임을 열고 문구를 확정해 비판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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