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수단 10代 용병 고용해 예멘 내전 총알받이로"

조선일보
  • 노석조 기자
    입력 2019.01.01 03:01 | 수정 2019.01.01 11:26

    美 NYT "1만달러 주겠다 제안, 2016년 말부터 참전병 모집… 지금까지 1만4000명 달해"
    참전병 "땔감나무 정도 취급"

    사우디아라비아가 아프리카 최빈국 수단의 10대들을 '오일머니'로 매수해 이들을 예멘 내전(內戰)에 '총알받이'로 참전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예멘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 대원들이 지난 12월 29일 예멘 홍해 도시 후데이다에서 트럭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수단 출신 용병 하가르 쇼모 아흐마드(16)를 인용해 사우디 정부가 2016년 말부터 수단에서 예멘 참전병 모집을 해왔다고 31일 보도했다. 아흐마드는 "2016년 말 사우디 정부가 예멘 내전에 참전하면 1만달러(약 1100만원)를 주겠다고 제안했다"면서 "당시 예멘이 지도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지만 가족을 위해 참전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그의 가족은 제2차 수단 내전(1982~2005년) 당시 기르던 가축들을 군인들에게 전부 빼앗기며 졸지에 극빈층으로 전락했다.

    내전으로 생계 수단을 잃은 수단의 부모들이 어쩔 수 없이 10대 자녀를 예멘 내전에 보내는 것이다. 수단의 연간 1인당 GDP는 3400달러다. 사실상 수입이 거의 없는 이 나라 빈곤층에게 1만달러는 평생 만져볼 수 없는 거액이다.

    사우디의 '오일머니'를 받고 예멘에 파병된 수단 용병은 지금까지 1만4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NYT는 추산했다. 이들의 20~40%는 연령대가 14~17세다. 수단 의회 보고서 등에 따르면 2016년 말부터 지금까지 수백명의 수단 용병이 예멘 내전에서 전사했으며, 현재도 1만명 이상이 파병 상태에 있다.

    지난 12월 21일 예멘 수도 사나에서 예멘 반군 '후티'대원들이 전사한 동료 무덤을 바라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수단 참전병들은 예멘 최전방에 배치돼 사우디군 지휘관의 '휴대폰 전화' 지시에 따라 전투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멘 내전에 참전했다 귀국한 수단인 무함마드 술레이만 알파딜은 "사우디 군인은 절대 우리와 같이 싸우지 않았다"면서 "그들은 전화나 군용 무선 장비로 '이곳에서 싸워라'라고 지시만 했다"고 말했다. 다른 수단 참전병은 "사우디 군인은 수단 병력을 '땔감 나무' 정도로 취급한다"고 했다. 사우디군은 전투기·미사일 공습을 하고, 예멘 반군과의 지상 전투는 수단 용병을 앞세워 치른다는 것이다.

    이슬람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는 예멘 내전을 시아파 대국 이란과의 전쟁으로 간주하고 개입해왔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는 2014년 말 예멘 수도 사나를 점령하고 친사우디 예멘 정부 전복을 시도하고 있다. 사우디 입장에선 남쪽 인접국인 예멘이 이란 위성국이 되는 건 안보 위협 요인이다. 이에 사우디는 2015년 초부터 예멘 반군 지역에 대규모 공격을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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