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28일 당 장애인위원회 행사에서 야당을 공격하느라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써서 논란을 빚었다. 이 대표는 축사에서 "신체장애인보다 더 한심한 사람들은…"이라고 했다가 "제가 말을 잘못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서 "우리가 더 깊이 생각해야 할 사람들은 정신장애인"이라면서 "정치권을 보면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다"고 했다. 곧 말을 주워 담기는 했지만 신체장애를 '한심하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드러낸 데 이어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상처를 주었다. 이 대표는 거센 비난이 일자 6시간 만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장애인은 전체 인구의 5%인 250만명이다. 집권당이 몸과 마음이 불편한 국민을 위해 위원회를 발족하는 자리라면 당대표는 이들을 위해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펼 것인지를 말해야 한다.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 그런데 이 대표는 장애인 행사마저 자신과 정치적인 견해가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는 정쟁에 동원했다. 야당을 '비정상'으로 몰려다가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그 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부적절한 발언을 하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달 초 "한국 남자들은 결혼 상대로 베트남 여성을 선호한다"고 했다가 여성계의 반발을 샀고, 지난 10월엔 "내가 공직을 시작한 이후 경제는 잘 돌아간 적이 없다"면서 경제난은 대수롭지 않다는 취지로 말했다가 논란을 빚었다. 입을 열 때마다 약자들의 상처를 후벼 파는 이 대표는 매번 말실수라고 한다. 하지만 정치 싸움에 빠져 스스로 인성을 해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