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불참한 동료는 '블랙리스트'… 일자리 뺏고 업계서 완전히 추방

입력 2018.12.14 03:02

[법원 판결서 드러난 민노총의 실태]
유죄 받은 플랜트노조 간부들… 출소 뒤에도 다시 간부로 활동

민노총 플랜트건설노조 포항지부의 '블랙리스트'
"민노총에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가 포항시내 플랜트 건설 현장에서 일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고 보면 된다. 노조가 근로자 명단을 빼앗아간 뒤 사람 이름을 하나하나 지목하며 '해고하라'고 요구한다. 이 일로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아 징역형까지 받은 사람이 교도소를 다녀오면 다시 간부로 활동한다. 최근 기세가 더 등등해진 것 같다."

경북 포항 소재 플랜트 건설 업체 A사 사장은 13일 본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인터뷰 중간과 말미에 "우리 회사 이름은 물론이고 ××제강이나 ○○제철 같은 원청 업체 이름도 절대로 기사에 나가선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민노총 산하 플랜트건설노조가 집행부 지시를 듣지 않는 근로자 명단을 담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일자리를 뺏은 사실이 관련자 증언과 법원 판결로 밝혀졌다. 한번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전국 어느 현장에서도 일하기 어려웠다고 피해자들은 증언했다.

2015~2017년 협박·공갈·강요 등 39건의 범죄 혐의로 기소된 민노총 플랜트건설노조 포항지부장 B씨와 수석지부장 C씨, 사무국장 E씨 등에 대한 대구고등법원 판결문과 수사 기록 등에 따르면 플랜트건설노조 포항지부는 2016년 7월 '집회 참가율이 저조한 조합원'의 근로 자격을 박탈하는 내용의 징계안을 마련하고, 실제로 실행에 옮겼다.

징계안은 집회 참가율 60% 미만인 경우 1년간, 60~70%인 경우 5개월간, 70~80%인 경우 3개월간 각각 노조원 자격을 정지시켜 일하지 못하게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명단을 노조 스스로가 '블랙리스트'라고 불렀다.

판결문에 따르면 노조는 이 과정에서 다양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포스코나 현대제철 등 철강 업체의 공사를 수주한 하도급 업체를 위협해 근로자 명단을 입수했고(강요죄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철강 업체 본사 공장에 무단으로 들어가(건조물 침입) 현장을 돌아다니며 색출 작업을 벌였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람은 다른 지역에서도 일을 하기 어려웠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전직 노조원 D씨는 "포항 집을 떠나 다른 지방으로 가봤지만, 거기서도 현지 노조가 '포항지부가 발행한 조합원 확인증'을 요구했다"며 "실업 상태가 지속되면서 모아둔 돈은 바닥났고, 카드빚이 700만원으로 불어날 때까지 버티다 결국 직종을 바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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