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동시] 솔방울

조선일보
  • 박두순 동시작가
    입력 2018.12.13 03:09

    가슴으로 읽는 동시 일러스트

    솔방울

    소나무는 자라서 어른이 돼도
    솔방울을 갖고 노네, 아기 장난감.

    바람이 불어올 때 흔들어 보고
    아이들이 놀러올 때 떨구어 보고.

    소나무는 늙어서 점잖아져도
    솔방울을 갖고 노네. 아기 장난감.

    솔방울을 주우면 높은 가지가
    우후후후 혼자서 웃고 있었네.

    ―이원수(1911~1981)

    소나무에 올망졸망 매달린 솔방울. 아기 장난감인데, 소나무가 어른 되고 늙어서도 갖고 노는 장난감이란다. 소나무는 장난감을 사주고 놀아주는 할아버지를 닮았다. 준비한 솔방울을 어린이들이 오면 흔들어 보이고 툭툭 던져주는 나무 할아버지. 솔방울 줍는 걸 보고 우후후후 푸르게 웃는다. 흐뭇해서일 게다. 솔방울은 어린이 손끝에서 솔방울 사람, 솔방울 고기, 솔방울 다람쥐로 태어난다. 국민 동요 '고향의 봄'을 쓴 작가의 동요시다. 7·5조, 8·5조의 리듬 위에 손주와 즐겁게 노는 할아버지 모습이 둥둥 뜬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실직한 가장이 많아 걱정이다. 빨리 일자리를 얻어 가정마다 솔방울 같은 소박한 아기 장난감도 마련하고, 하하하 호호호 웃음이 끓어 넘치면 좋겠다. 산을 찾아가 우후후후 소나무의 높고 푸른 웃음소리에다 답답함을 얹어서 날려버리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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