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훈 칼럼] 내로남불 정권의 '정의' 타령

조선일보
  • 양상훈 주필
    입력 2018.12.13 03:17

    비양심 내로남불 넘쳐나는 정권이 태연하게 '정의' 운운
    하기야 전두환 정권도 정의 사회 구현 외쳤고 여신도 성폭행 시도 신부는 정의구현사제단이었다

    양상훈 주필
    양상훈 주필

    이 정부에는 비양심적 '내로남불'이 너무 많아 얼마 전 일도 잊어버릴 정도다. 잠깐 찾아본 것만도 다음과 같다. 현 정부는 전(前) 정부 인사가 엉망이라며 '고위 공직 배제 5대 비리'를 제시했다. 실제 인선을 보니 5대 비리에 걸린 사람이 22명 중 14명이었다. 절반이 넘는다는 것은 '말 따로 행동 따로'에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 정부 낙하산은 갖은소리로 비난하더니 바른미래당에 따르면 이 정부 낙하산이 전 정부보다 50명 가까이 더 많다. 전 정부가 4년여 동안 10명을 국회 동의 없이 임명 강행했다고 '불통'이라 비난했으나 자신들은 1년 6개월 만에 10명을 불통으로 임명 강행했다.

    조국 민정수석은 교수일 때 폴리페서 윤리 규정을 만들라 하고, 폴리페서 휴직으로 학생과 동료 교수가 피해를 본다는 글을 신문에 기고했다. 자신이 지금 그 폴리페서가 돼 휴직했다. 홍종학 중소벤처부 장관은 의원 시절 격세 상속·증여를 규제하는 법안을 발의해놓고 자신은 격세 증여를 했다. 특목고 폐지를 주장해놓고 딸은 특목중에 보냈다. 이 정권 사람들은 외고, 자사고가 귀족 학교라고 폐지를 주장한다. 그런데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유독 자사고를 공격했다. 알고 보니 두 아들이 외고를 나왔다. 올 상반기까지 재직한 전(前) 전남교육감 아들은 외고 나와 의대 갔고, 전교조 출신 광주교육감 아들은 과학고 나와 법대에 갔다. 조국 수석은 '외고 출신은 어학 전공을 하도록 강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책에 썼는데 딸은 외고를 나와 이공계에 갔다.

    10여 년 전 교육부총리 후보자가 논문 표절 논란에 휘말렸다. 김상곤 당시 교수는 '교육부총리 자격이 없다'고 맹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알고 보니 자신의 논문도 '연구 부적절 행위' 판정을 받았다. 그러더니 김 교수는 이 정권에서 바로 그 교육부총리까지 됐다. 그래도 '떳떳하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 시절 정권의 방송 장악을 '참담하다'고 했다. 하지만 정권을 잡자마자 다른 정권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집요하게 방송을 장악했다. 감사원은 한 달 몇 만원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문제 삼아 방송사 이사를 쫓아냈다. 그렇게 장악한 KBS의 사장은 청문회 때 세월호 리본을 달고 나오더니 정작 세월호 사고 날 노래방에 갔던 사실이 드러났다. 세월호 문제로 장군 출신을 자살하게 만들 정도로 수많은 사람을 괴롭혀놓고 자기편이면 면죄부다.

    '민주화 운동' 내세우는 사람들이 검찰을 동원해 뒷조사, 먼지 떨기로 사람 사냥하는 데는 지치지도 않는다. 검찰의 반인권 수사로 사람이 자살했는데 사흘 만에 대통령이 태연하게 '인권이 최우선 가치'라고 한다. 검사 청와대 파견은 그토록 비난하더니 노무현 정권 때 청와대 파견 검사들은 모두 영전시켰다. 드루킹은 국정원은 상대도 안 될 정도로 댓글을 대량 조작했다. 국정원 댓글 봐주기 수사를 비난하더니 드루킹 수사는 아예 깔아뭉개는 수준이다. 전 정권 권력 사유화를 비판하더니 문 대통령 친한 친구들은 한자리씩 하고 문 대통령 법무 법인의 동료는 법제처장, 심지어 사무장까지 공기업 이사가 됐다.

    민주당은 야당 시절 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전력자를 '범죄자'라며 '미국이면 애초 청문회 대상도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자신들 장관 후보의 음주 운전 전력이 드러나자 '사고 낸 건 아니다'라고 한다. 대통령이 음주 운전을 "살인 행위"라고 한 지 한 달 뒤 최측근은 청와대 앞에서 만취 운전했다. 이 정권이 지명한 헌법재판관과 대법관은 자신도 위장 전입을 해놓고 남에게는 징역형을 내렸다. 참여연대 출신 전 금감원장은 남의 1만2700원 법인카드 사용은 문제 삼더니 자신은 피감 기관 돈으로 해외여행성 '출장'을 여러 차례 다녀왔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 FTA를 추진할 때 문 대통령은 민정수석, 비서실장이었다. 그런데 야당이 되자 '결단코 반대한다'며 투쟁에 나섰다. 대통령이 되자 '노무현 정부의 FTA 추진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국내에선 위험해서 탈원전한다며 외국에는 안전하니까 사라고 한다. 4대강 22조원이면 일자리 100만개라더니 이 정부 일자리 예산 54조원은 흔적이 없다. 다주택자를 적대시하는 정부에서 각료 3명 중 1명꼴로 다주택자였다. "집 좀 파시라"고 했던 장관도 2주택자였다. '블랙리스트'로 전 정부 사람들을 감옥에 보내면서 자신들은 과학계 인사들까지 무더기로 쫓아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감반 비위 사건이 터지자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민주당조차 민정수석 경질로 짐작했는데 실은 정반대로 민정수석 재신임과 더 큰 권한 부여였다. 이게 문 대통령식 '정의'다. 놀라운 것은 이들이 진실로 자신들은 '정의롭다'고 믿는다는 사실이다. 하기야 전두환 정권도 '정의 사회 구현'을 외쳤고, 여신도 성폭행을 하려 한 신부는 정의구현사제단 소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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