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두산중공업 위기, 탈원전 재앙의 조짐

조선일보
입력 2018.12.13 03:18 | 수정 2018.12.13 03:46

한국을 대표하는 민간 원전 기업인 두산중공업의 사장이 취임 9개월 만에 사퇴했다. 그는 "발전 시장 위축에 따른 경영 악화 책임을 진다"고 밝혔다. 국내 유일의 원전 주기기(원자로·증기발생기·터빈발전기) 생산 업체인 두산중공업은 원전 일감이 줄어들면서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1%, 86% 급감했다. 임원 30명을 줄이고 직원 수백 명을 계열사로 내보낸 데 이어 과장급 이상 전원을 대상으로 유급 휴직을 시행키로 하는 등 비상 체제에 들어갔으나 경영 전망이 호전될 기미가 없다. 두산중공업은 미국에도 원자로를 수출할 만큼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때 20조원 규모 해외 원전을 수주하는 등 세계시장을 누비던 국내 최고 원전 기업이 위기에 몰린 것이다.

이 업체가 경영 악화에 빠진 것은 유가 하락으로 중동 시장이 위축되는 등 여러 이유가 있다. 그러나 탈원전이 결정타를 가했다고 업계에선 말한다. 이 회사 매출 중 원전 비중은 20%가 넘고 영업이익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높다. 탈원전을 하는 나라의 기업에 다른 국가들이 원전 건설을 맡길 리 없다. 이 회사 주가는 탈원전 이후 3분의 1로 떨어졌다. 두산중공업이 흔들리면 중소 하도급 업체들이 무너지고 원전 생태계도 붕괴한다. 두산중공업의 위기는 탈원전에 따른 재앙의 시작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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