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카카오 카풀 막아달라”…택시단체, 국회 앞 무기한 천막농성 돌입

입력 2018.12.12 14:22

"열사정신 계승해 카풀사업 척결하자!"
"불법카풀 비호하는 청와대는 각성하라!"

12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수도권 4개 택시단체로 구성된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택시기사 30여 명이 모여 카카오 카풀(carpool ·출퇴근 승차 공유) 서비스 도입을 막아야 한다며 연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택시기사 최모(57)씨 분신 사망 사건을 이날부터 무기한 철야 천막농성에 돌입하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12일 오전 11시 30분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30여명 택시기사가 분신한 택시기사 최모씨 분향소 앞에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다. /고성민 기자
◇택시단체 천막농성 돌입… 20일 대규모 집회

이날 기자회견은 최씨를 향한 묵념으로 시작했다. 택시기사들은 천막농성장 옆에 마련된 최씨 분향소를 향해 묵념하고, 두 차례 큰절을 했다. 분향과 헌화도 이어졌다. 분향소 주변에는 "택시노동자 죽음으로 내모는 반(反)노동정책 철회하라" "카카오콜 못 받겠다 카풀사업 즉각 중단하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김태황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은 "귀중한 생명을 불살라 카카오에 항거한 최 열사를 추모하기 위해 철야 천막농성에 돌입하는 것"이라고 했다.

12일 오전 11시 30분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택시기사들이 분신한 택시기사 최모씨 분향소에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다. /고성민 기자
기자회견에선 정부와 여당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하루빨리 귀를 열고 서민택시를 위한 대안과 정책을 내놓으라"며 "택시기사도 대한민국 사람이다. 최소한의 밥그릇을 줄 수 있는 정부가 되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 카풀·택시 TF(태스크포스)는 시간끌기 위한 요식행위만 하고 있다"고 했다.

택시단체는 "죽기를 각오하고 카풀을 저지할 것"이라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이날부터 4개 단체 소속 택시기사 20여 명이 돌아가며 밤샘 농성을 벌인다. 대규모 집회도 예정됐다. 오는 20일 국회 앞에서 10만 명이 참가하는 ‘카풀 반대’ 집회를 열기로 했다. 차량 1만대를 동원해 국회를 에워싸고 서강대교도 막을 계획이다.

◇민주당 향한 유서에 "카카오 강력 처벌"… 이해찬 대표 분향소 조문

이날 택시단체는 최씨가 남긴 두 통의 유서 중 공개되지 않았던 나머지 한 통의 유서도 전문을 공개했다. ‘민주당 정부에 바란다’는 제목의 유서에서 최씨는 "4차산업과 공유경제라는 말로 포장해서 불법 영업하는 카카오에 엄정한 법을 적용, 강력하게 처벌해 영세한 택시산업을 지켜주길 바란다"며 "법 개정을 통해 카풀 영업을 전면 중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적었다.

또 "택시근로자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행정지도를 해주길 바란다"며 "택시가 시민의 발이 될 수 있도록 택시가 대중교통에 편입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해주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했다. 택시단체는 이 유서를 이날 오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전달했다.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가 12일 공개한 택시기사 최모씨 유서. /고성민 기자
유서를 전달받은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최씨 분향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한 뒤 택시 단체 집행부와 대화를 나눴다. 택시 단체는 "국토교통부가 (택시업계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방안만 제시하고 있어 쳇바퀴만 돌고 있다"며 "민주당 내 TF가 있기는 하지만, 당 차원에서 명확하게 입장을 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택시기사 처우개선 방안을 포함해 중장기적 종합 대책을 내놓겠다"고 답했다.

최씨는 지난 10일 오후 2시쯤 카카오 카풀 도입을 반대하며 자신의 택시 안에서 분신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날 오후 2시 49분쯤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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