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체크] 이재수에 모멸감 준 '수갑'… 정말 문제없는 걸까?

조선일보
  • 박해수 기자
    입력 2018.12.12 03:01

    도주하거나, 위해 우려있을 때만 예외적으로 수갑 채울 수 있어
    이재수 해당된다고 보기 어려워

    검찰은 지난 3일 법원의 구속영장 실질 심사에 출석하는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에게 수갑을 채웠다. 이 전 사령관은 그로부터 나흘 뒤 투신해 숨졌다. 그의 지인들은 "그가 수갑을 찬 데 대해 큰 모욕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 일이 논란이 되자 검찰은 "법 규정에 따랐다"고 했다. 검찰 주장대로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일까.

    영장 실질 심사 과정에서 수갑 착용과 관련한 규정은 대검찰청 예규 중 '신병 관련 업무 처리 지침' 10조 1항과 '체포·호송 등 장비 사용에 관한 지침' 3조에 적시돼 있다. 이에 따르면 영장 실질 심사를 받는 피의자 중 도주하거나 남을 위해(危害)할 우려가 상당한 경우 수갑을 채울 수 있게 돼 있다. 원칙적으로는 안 채우되, 예외적으로 불가피한 경우 채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문제는 이 전 사령관이 그 예외 사유에 해당하느냐다. 그는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 또 영장 실질 심사를 받기 위해 자진 출석했다. 도망하거나 위해를 가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도 굳이 수갑을 채운 것은 혐의를 부인하던 그에게 모멸감을 주려는 의도라고 법조계 인사들은 말한다.

    검찰은 유독 전(前) 정부 시절 '댓글 사건'에 연루된 피의자에게 수갑을 채우고 있다. 지난해 10월 댓글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받은 박원동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도 수갑을 차고 법원에 나왔다. 군(軍) 기무사령부의 댓글 공작과 관련해 지난 5월 영장 실질 심사를 받은 배득식 전 기무사령관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받은 박병대·고영한 두 전직 대법관은 법원에 나올 때 수갑을 차지 않았다. 그들도 혐의를 부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사가 원칙과 기준도 없이 수갑을 채우고 말고를 정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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