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살 넘은 제자에게도 '자랑스러운 스승'이고 싶어"

조선일보
  • 박세미 기자
    입력 2018.12.08 03:00

    2018 올해의 스승상 시상식
    김일영 교사 등 수상자 15명

    "사랑하는 제자들 덕분에 제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습니다. 도무지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습니다. 쉰 살 넘어서도 스승의 날이면 매번 저를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이렇게 살았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형편이 어려운 제자들을 위해 자택에 공부방을 열고 동고동락한 공로로 '올해의 스승상'을 받은 김일영(58·부산 해원초) 교사가 "시상식 상금을 이미 미혼모 가정에 전액 기부하고 왔다"며 소감을 밝히자 행사장에서 큰 박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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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낮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올해의 스승상’시상식 수상자들. 앞줄 왼쪽부터 구본태·김일영·박영자·김영미·김선자·배준영·이종숙·임규화 선생님. 뒷줄 왼쪽부터 이유진·강영호·강우람·김성곤·홍석희·최경민·한상엽 선생님. /오종찬 기자
    교육부와 조선일보사, 방일영문화재단이 공동 제정·시상하는 '제16회 올해의 스승상' 시상식이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가족, 제자, 동료 교사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수상자에게 축하와 존경을 전했다.

    전교생 수가 59명인 시골 특성화고에서 아이들을 지도해온 이유진(48·경남 밀양전자고) 교사는 "학교가 삼한 시대 소도(蘇塗)와 같은 신성 불가침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1명의 잘못된 교사가 아니라 99명의 묵묵히 일하는 교사들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울음을 터뜨렸다. 20여 년을 특수 교육에 몸바친 이종숙(41·충남 아산성심학교) 교사는 "매일 내가 돌보는 아이들이 손톱만큼씩 자란다는 생각으로 지도하고 있다"며 "평생 그런 가르침을 실천하겠다"고 했다. 강영호(37·전북 함라초) 교사는 "학부모들이 제가 올해의 스승상을 받는다고 하니 '최고 스승상'이라 하고, 애들은 '착한 선생님상'이라고 하더라"며 기쁨을 전했다.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 인사도 이어졌다. 김선자(49·대구 동신초) 교사는 "어려운 형편에 대학까지 보내주시고 교사의 길을 걷게 해주신 부모님, 제 역할도 못 하는 자리를 늘 대신해주는 형제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며 눈물지었고, 구본태(58·충남 청라중) 교사는 "지난 30여 년 동안 여행 한번 못 가고 하늘로 혼자 떠난 그리운 아내에게 이 상을 바치겠다"고 했다.

    2002년 제정된 '올해의 스승상'은 지금까지 교사 214명이 받았다. 이날 수상 영예는 강우람(충남 도하초), 김성곤(경남 진주기계공고), 김영미(서울 세곡초), 박영자(전북 이리유치원), 배준영(대전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 임규화(충남 공주정명학교), 최경민(경북 오태초), 한상엽(경기 도농초), 홍석희(경기 왕산초) 교사 등 15명이 안았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원, 연구 실적 평정점 1.5점이 부여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수상자로 선정된 선생님들 이야기를 살펴보면서 교육의 힘이 얼마나 위대하고 스승의 은혜가 얼마나 큰지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교육이 무너지면 국가가 무너지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힘든 여건 속에서도 참스승의 길을 걷고 계신 선생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올해의 스승상 심사위원장인 김도연 포스텍 총장을 비롯해 홍준호 조선일보 발행인, 조연흥 방일영문화재단 이사장, 최숙자 한국초등여교장협의회장, 송수현 한국중등교장협의회장, 올해의 스승상 수상자 모임인 '한올회' 회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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