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세월호 유족에 부끄럼없다" 이재수 前기무사령관 유서

입력 2018.12.07 21:03 | 수정 2018.12.07 23:47

첫째, 세월호 유족에 한 점 부끄럼 없이 일했다.
둘째, 우리 부하들이 선처되었으면 한다.
셋째, 영장기각 판결한 판사에게 부당한 처우 말라.
넷째, 검찰에게도 미안하다.

7일 투신 사망한 이재수(60) 전 기무사령관은 A4용지 두 장 분량의 유서(遺書)를 남겼다. ‘세월호 유족 사찰’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그는 유서 첫머리에 "세월호 유족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이 일했다"고 썼다.

2013년 10월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 전 기무사령관./조선DB
경찰과 지인 등에 따르면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남긴 자필 유서는 손가방에서 발견됐다. 그는 첫째로 "우리 군(軍)과 기무사는 세월호 유족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일했다"고 썼다.

둘째로 "우리 부하들이 모두 선처됐으면 한다"고 했다.

셋째로는 자신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를 걱정했다. 이 전 사령관은 "영장기각 판결을 내린 이 판사에게 부당한 처우가 없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지난 3일 이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의 염려가 없고 수사 경과에 비춰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현시점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이 없다"며 구속영장 기각 배경을 밝혔다.

당시 검찰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비상식적 결정"이라면서 "부하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반복된 지시를 통해 불법행위를 실행하도록 주도한 책임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은 정의에 반한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 전 사령관은 유서에서 넷째로 "(나를 수사한) 검찰에게도 미안하다"고 했다.

이 전 사령관의 유서는 전체적으로 "모든 것을 내가 안고 간다. 모두에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 전 사령관은 이날 오후 2시 48분쯤 서울 송파구 문정동 한 오피스텔 13층에서 몸을 던져 숨졌다. 소방 관계자는 "(이 전 사령관은) 발견 당시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위급한 상태로 국립경찰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병원 도착 20여분 만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사령관은 2014년 5~10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기무사 내에 '세월호 TF'를 만들어 유가족들의 동향을 사찰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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