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의 입] 文의 무한대 ‘조국 사랑’, 5가지 이유

입력 2018.12.07 19:00


사랑과 미움에는 다 이유가 있다. 정치판도 다르지 않다. 실망하고 내칠 때도 열 가지 이유, 끝까지 신뢰하고 사랑해줄 때도 열 가지 이유가 있다. 경질론의 불길을 뚫고 조국 민정수석은 생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재신임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왜 조국 민정수석을 이토록 신임하고 사랑하는 것일까. 문 대통령의 무한대 ‘조국 사랑’, 그 철저 분석 결과는 이렇다.

첫째는 ‘부산파(釜山派)’가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 출신들, "부산파의 힘"이라고, 동아일보, 문화일보, 두 신문이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산에서 초중고 나오고, 부산에서 변호사하고, 부산에서 국회의원 했다. 조국 수석도 부산서 태어나 부산 혜광고를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 고교 후배인 이호철 전 민정수석, 진주 출신 김경수 경남지사도 ‘부산파’로서 조국 수석을 천거하고 지지하고 있다고 한다. 조국 수석은 이호철 전 수석과 친분이 두텁다. 이들 부산파는 지난 지방선거 때 조 수석을 부산 시장으로 내보내려고 물밑작업까지 했다. 조 수석은 2020년 총선 때 부산 출마설이 나돈다. 이번 민정수석실 비위 파동에도 불구하고 부산파가 조국 수석을 철저히 감싸면서 문 대통령도 조 수석을 재신임하게 됐다는 것이다.

둘째는 ‘진집플’ 인연이다. ‘진집플’은 ‘진보집권플랜’이란 책을 줄인 말이다. 이 책은 8년 전 조국 서울대 교수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같이 썼다. ‘진보집권플랜’, 진보가 집권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오연호 대표가 묻고 조국 교수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이 책을 읽은 문재인 대통령이 독후감을 담아 친필로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편지는 사실상 조국 교수를 향한 ‘정치적 러브레터’였다는 말이 나온다.

셋째, ‘진보집권플랜’이란 책이 나온 다음해인 2011년 정치인 문재인도 책을 두 권 내고 정계에 뛰어든다. 이때 조국 수석은 문 대통령의 북 콘서트에 여러 차례 참석한다. 그때 당시 문재인 대표는 조국 교수에게 이런 말을 한다. "법무부 장관에게 임기 5년 내내 장기적으로 검찰을 개혁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게 바람직하다. (법무장관으로) 조국교수가 어떠냐." 만약 7년 전 문 대표의 그 생각이 지금도 변함이 없다면, 문 대통령은 조국 수석이 됐든, 조국 법무장관이 됐든,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바꾸지 않을 것이다.

넷째, 문 대통령은 지금도 휴일은 물론 새벽에도 궁금한 것이 있으면 조국 수석에게 바로 전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만약 ‘조국’을 경질하면 다음 차례로 임종석 비서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야권 공세가 쏟아질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섯째, 조국 임종석 두 사람은 문재인 정권 들어와 가장 먼저 임명된 청와대 참모다. ‘원년 멤버’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일보 칼럼은 조국은 문 대통령에게 ‘분신’같은 존재라고 했다. 보수 정권 적폐는 먼지까지 털어내던 문 대통령의 촛불 잣대는 ‘내 사람’에게 한없이 너그럽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경질했는데, 조국은 수석은 왜 재신임했을까. 이유는, 조국은 성골, 장하성은 진골이라는 것이다. 성골은 패밀리, 진골은 용병이다. 한때 안철수 컨설턴트였던 용병 장하성은 실적이 좋지 않거나 계약 끝나면 돌아간다. 그러나 패밀리인 성골, 조국은 끝까지 함께 간다는 것이다.

요즘 청와대는 국민을 걱정케 했던 일이 한둘이 아니다. 잇단 고위공직자 후보 검증 실패, 청와대 경호처 직원의 민간인 폭행,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 그리고 특별감찰반의 셀프 인사 청탁과 접대 골프 의혹, 마치 대추나무 연 걸리듯 주렁주렁 달렸다. 복지부의 연금개혁안이 미리 보도되자 누출자를 색출한다면서 복지부의 국장 과장 휴대폰을 빼앗아갔던 청와대 특별감찰반, 그런데 정작 특별감찰반 접대골프 비위를 조사하려고 휴대폰을 내놓으라고 하자 이번에는 몸싸움으로 가기 직전까지 반발하며 휴대폰 제출을 거부했다고 한다. 그 책임자가 조국 수석이다.

읍참마속, 눈물을 흘리며 마속의 목을 벤다는 뜻이다. 제갈량은 군령을 어긴 마속의 목을 벴다. 문 대통령은 그럴 생각이 없다. 오히려 ‘마속’ 조국에게 ‘공직기강 확립’이라는 새 칼을 맡겼다.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이다. 의리로 정치하는 것은 계파 정치나 여론 정치보다 나쁠 수 있다. 시스템 정치를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말했다. "다이너마이트를 깊이 묻을수록 폭발력이 크다." 조국은 ‘깊은 묻은 다이너마이트’인가.


*조선일보 김광일 논설위원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유튜브 ‘김광일의 입’, 상단 화면을 눌러 감상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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